프로야구 ‘외국인 심판’시대 연다

  • 입력 2007년 8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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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잠실야구장.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와 현대 슬러거 클리프 브룸바가 외국인 선수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가만히 보니 유창한 발음으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하고 있는 주심도 파란 눈의 외국인이다.’

최근 심판 파벌 싸움으로 위기를 맞았던 프로야구에 ‘용병 심판’이 도입된다. 외국인 심판은 프로축구와 프로농구에선 있었지만 프로야구에선 26년 사상 처음이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10일 야구 본고장인 미국프로야구 심판의 국내 영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활동하는 심판 2명을 이르면 내년부터 국내 경기에 뛰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각 구단이 용병을 2명씩 둘 수 있는 것처럼 심판도 소수의 용병을 기용하겠다는 것.

KBO는 이를 위해 조만간 8개 구단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벌여 외국인 심판 인원과 도입 시기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하 총장은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방문해 심판 제도를 조사했다. 심판 연봉은 메이저리그가 8만∼15만 달러에 이르지만 마이너리그는 2만 달러 수준. 심판 초임이 연봉 2000만 원, 팀장은 7000만∼1억 원을 받는 국내 심판과 큰 차이가 없다.

용병 심판 도입은 지난달 17일 올스타전 직후 일부 심판이 파벌싸움을 하면서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경기 보이콧 파동을 일으킨 게 계기가 됐다. 허운 씨 등 심판 25명이 지난달 19일 경기 보이콧을 선언하자 후반기 개막일인 20일 KBO가 허 심판과 김호인 전 심판위원장을 전격 계약해지 조치하면서 심판들이 복귀해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태다.

하 총장은 “고액 연봉을 받는 일부 심판이 ‘동료와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위계질서를 깨뜨려 새로운 전환이 필요했다. 용병 심판은 기존 심판에게 자극이 되고 야구팬에게는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로야구 심판은 1, 2군을 합해 총 48명. 5명이 한 조(구심 1명, 누심 3명, 대기 1명)가 돼 경기에 출전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미국 심판은 ‘돈보다 명예’를 중요시한다. 한 조에 1명씩 용병 심판을 넣는다면 새로운 ‘판관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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