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은 통신기업 아닌 미디어 회사”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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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우리도 잘 알지 못합니다.”

박병무(사진)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매각과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회사 가치에 대해선 “매각 주간사회사로부터 ‘인수 희망자들이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개인적으로도 현재 평가보다 회사의 기업가치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박 사장은 “하나로텔레콤은 더는 전통적인 통신기업이 아니다”며 “인터넷(IP)TV인 ‘하나TV’ 가입자를 50만 명 이상 확보하면서 미디어 회사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로텔레콤의 미디어 기업 전환 시도는 미디어 사업을 벌이는 케이블방송 기업이 통신기업보다 3배 이상 높게 평가받는 현실을 고려한 포석이다.

하나로텔레콤을 성장성이 떨어진 통신기업이 아닌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해 좀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의지다.

이는 최근 진행 중인 회사의 매각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여서 전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하나로텔레콤은 골드만삭스를 주간사회사로 정하고 대주주인 ‘AIG-뉴브리지-TVG’ 컨소시엄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2003년 하나로텔레콤에 11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경영권을 인수했다.

골드만삭스는 호주 투자은행인 맥쿼리, 미국 통신기업인 AT&T, 국내 통신기업인 온세텔레콤 등의 인수 희망자 10여 곳 중 5, 6곳을 골라 한두 달간 실사(實査)를 진행하고 연내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 대주주 중 하나인 뉴브리지캐피탈 한국지사 사장을 지낸 박 사장은 2005년 하나로텔레콤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신업계에선 최대 1조5000억 원까지 거론되는 인수 예상가격과 관련해 ‘과대평가’라는 평가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영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로텔레콤, KT 등 통신기업이 미디어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성장성을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나로텔레콤 측은 이날 “하나TV 가입자가 서비스 1년 만인 7월 말 현재 51만 명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130만 명, 2009년 180만 명으로 가입자를 늘려 가겠다”고 밝혔다.

AIG-뉴브리지-TVG 컨소시엄의 하나로텔레콤 주식 보유 현황
시점2003년 11월 18일 2007년 8월비고
구분하나로텔레콤 지분 인수하나로텔레콤 매각 추진
주가3200원
(18일 인수가)
8600원
(8일 종가)
주가 2200원 상승
(감자 반영 시)
주식 1억8281만2500주9140만6249주감자 실시로 주식 수 절반 감소
보유주식 평가액5850억 원7860억9374만1400원평가차익 2010억9374만1400원
2006년 2월 무상감자 실시. 자료: 하나로텔레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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