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미니카, ‘경차 불모지’ 美 누빈다

  • 입력 2007년 8월 3일 03시 01분


코멘트



GM대우자동차가 ‘경차의 불모지’인 미국에 마티즈 후속 모델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2일 GM대우차에 따르면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차 사장은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전문가 모임’에서 “GM이 머지않아 아시아에서 디자인된 미니카(경차)를 북미로 들여올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2009년께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 예상”

연간 1500만 대가량이 판매되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경차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만든 ‘스마트’ 등 1, 2개에 불과하다. 경차 판매량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0.1% 미만으로 사실상 경차시장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최근 2년 새 휘발유 가격이 약 2배로 급등하고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 의식이 확산되면서 경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말디 사장은 “미국도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미니카 같은 새로운 차종이 필요하다”며 “미국 시장에 경차 바람이 일어나면 GM도 한국에서 생산한 경차를 북미에 들여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GM대우차 관계자는 “미국 수출이 결정되면 2009년경 마티즈 후속 모델인 새로운 경차를 시보레 브랜드로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GM대우차는 경차의 미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올해 4월 미국 뉴욕 모터쇼에 ‘비트’ ‘그루브’ ‘트랙스’ 등 경차 콘셉트 모델 3종을 전시하고 인기투표를 실시하는 등 사실상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탐색 단계에 들어갔다.

○ 美 휘발유 값 치솟아 경차 바람 예고

실제로 미국 자동차시장도 최근 소형차 판매가 늘어나는 등 경차 시장의 탄생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포드는 2009년부터 브라질에서 만든 소형차를 미국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며, 일본의 닛산도 ‘큐브’와 ‘로간’ 등 소형차와 경차 3종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소형차는 2005년 32만1000대, 지난해 46만2000대가 팔리는 등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어 올해는 51만9000대, 2011년에는 89만1000대의 소형차가 미국시장에서 팔릴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미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2004년 1.4%, 2005년 0.5%, 2006년 ―2.6%로 둔화되거나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내 소형차의 판매 신장세는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한편 미국 정부는 고유가가 지속되자 올해 초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10년 내 가솔린 소비량을 20% 줄이겠다고 밝혔으며, 미국 의회도 6월 연료소비효율 기준을 2020년까지 현 기준보다 40% 상향 조정한 개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