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실무'-靑은 '상황관리' 역할분담

  • 입력 2007년 8월 2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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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사태가 2일로 15일째를 맞았지만 가시적인 해결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해결의 중심축에 서있는 외교부의 말수가 점차 줄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납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0일 이후 하루에도 몇차례 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대책과 함께 아프간 현지 상황을 전해온 외교부였지만 최근 브리핑 횟수를 눈에 띄게 줄여가고 있다.

또한 시시각각 쏟아지는 외신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에도 미온적인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실제 전날인 1일 '군사작전 개시', '한국 대표단의 인질면담' 등 사태 전환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굵직한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왔지만 외교부는 브리핑은 물론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제반 사실을 '쉬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 관련 부처간 적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현지 상황에 맞춰 실무적인 상황 점검 및 관리, 대책수립 등을 주도하고 청와대는 종합적으로 상황을 관리함으로써 이번 사태의 흐름을 이끌어간다는 게 그 골자다.

결과적으로 오보로 판명되기는 했지만 '군사작전 개시'라는 외신 보도로 온 나라가 출렁거리는 등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정확하고 적절한 상황 전달을 위한 역할분담인 셈이다.

또한 현재 아프간 탈레반 측이 고도의 언론플레이를 전개중인 상황에서 협상 주체는 아니지만 한국 정부 역시 이에 대응할 치밀한 메시지 관리 및 전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전날 각종 외신 보도에 대한 사실 확인 창구는 청와대였으며 탈레반측과의 직.간접 접촉을 확대하겠다는 새로운 사태해결 기조를 제시한 것도 외교부가아닌 청와대였다.

이는 청와대가 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 국방 등 각종 정보를 취합하는 데다 매일 오후 생중계로 이뤄지는 '청와대 대변인 정례 브리핑'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리고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해 지혜를 모은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동시에 적절하게 상황을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가 사태 초반 적극적 설명자 역할을 하다 전후 설명 없이 갑작스럽게 말문을 닫은데 대해 '주무 부처로서 일관성이 결여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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