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군사작전 개시” 오보 소동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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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추가 살해를 시사해 긴장이 고조된 1일 저녁, ‘군사작전 개시설’을 둘러싼 일부 외신의 오보 소동이 온 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사건의 발단은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 통신의 짤막한 보도에서 시작됐다.

AIP는 이날 오후 8시 40분경 “정부가 가즈니 주의 탈레반에 대해 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아프간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칫 군사작전으로 인질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한껏 증폭되는 순간이었다.

로이터통신이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이 통신은 AIP 보도 2분 뒤 아프간 관리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 인질 21명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감지된 것은 20분도 지나지 않은 오후 8시 58분. AIP 측이 느닷없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던 기사를 삭제했다.

샤라파트 야쿠브 AIP 편집장은 잠시 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가즈니 주 정부 관리가 구출작전이 시작됐다고 해서 보도했지만 다시 확인했더니 그런 정보가 없다고 해서 기사를 삭제했다”고 말했다. AIP는 오후 9시 20분경 기사를 정정했다.

AIP는 아프간 군의 헬기 전단 살포 소식을 전하면서 군사작전 가능성을 예고한 뒤 오보 소동의 진원이 가즈니 주 카라바그 지역의 호자 세디키 경찰서장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줄곧 군사작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하다가 약 2시간 만인 오후 10시 36분에 아프간 군사작전 기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종일 인질 살해 위협과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특수부대원 투입, 군사작전을 예고하는 전단 살포 소식이 인질의 가족과 온 국민을 짓누르는 가운데 나온 오보 소동의 충격은 컸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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