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천연기념물을 어찌하나…”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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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에 있는 추무용 씨의 토종닭 사육농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수리부엉이의 습격을 받아 닭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31일 추 씨가 생포한 수리부엉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괴산=연합뉴스
충북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에 있는 추무용 씨의 토종닭 사육농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수리부엉이의 습격을 받아 닭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31일 추 씨가 생포한 수리부엉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괴산=연합뉴스
“천연기념물이라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충북 괴산군의 한 토종닭 농장에 천연기념물 324호인 수리부엉이가 날아들어 닭 6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 K농장 대표 추무용(44) 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이 농장 사육장에서 닭을 잡아먹고 있는 수리부엉이 한 마리를 붙잡았다.

추 씨는 “철망의 약한 부분을 뚫고 들어온 수리부엉이를 피해 닭들이 도망을 다니다 사육장 한쪽으로 몰리면서 깔려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잡힌 수리부엉이는 4년생 정도로 양 날개를 폈을 때 너비가 170cm.

농장에 이 수리부엉이가 처음 찾아든 것은 4월. 때때로 사육장 밖에 있던 닭을 채갔지만 추 씨는 천연기념물인 탓에 잡지 못하고 가슴앓이만 해 오다 결국 큰 피해를 봤다.

추석에 맞춰 토종닭을 출하하기로 계약까지 해놓았던 추 씨는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

하지만 야생동물보호협회 회원인 추 씨는 오히려 수리부엉이를 보호하고 있다.

그는 “자식 같은 닭들을 죽인 것은 괘씸하지만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군(郡) 야생동물보호협회 보호시설에서 치료가 끝나면 수리부엉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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