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따라하기] 아, 인생은 짧고 투자는 길구나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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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가치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 주부터 격주로 수요일자 재테크면에 ‘이채원의 가치투자 따라하기’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가치투자자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생생한 가치투자 철학과 노하우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다시 주식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연초 대비 두 배가 올랐네”하는 투자성공 사례가 주위에서 잇따르면서 슬그머니 “나도 한번 주식에 투자해 볼까”하는 생각이 고개를 드는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한동안 연락이 뜸하던 친구마저 “숨겨 놓은 투자비법을 좀 알려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한, 완벽한 투자법은 없는 것 같다. 투자의 세계에 20년 가량 몸담았지만 불행히도 그런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가치투자!

왠지 듣기만 해도 뭔가 있어 보이고 멋있어 보인다. 하지만 가치투자는 절대 누구에게나 잘 맞는 투자법은 아니다.

가치투자의 기본 요건인 ‘장기투자’를 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또 주식시장의 인기와 유행을 멀리하면서 무관심한 척하기에는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이 너무 강하다.

기술주 열풍이 몰아치던 1999년, 꿈쩍도 않는 신세계나 태평양 같은 종목을 들고 날마다 폭등하는 코스닥 기업을 쳐다보고만 있어야 하는 비참한 심정을 상상해 보라.

감히 말하지만 뛰어난 기술적 분석 능력이나 시세 흐름을 예측하는 능력을 갖췄다면 가치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가치투자를 고집한다면, 큰 수익보다는 작지만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나처럼 ‘소심하고’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가치투자의 대가(大家) 워런 버핏의 말을 떠올려 보자.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뛰어난 지능, 사업에 대한 통찰력, 내부 정보 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사결정에 중요한 건전하고 지적인 체계, 그 체계를 좀먹게 하는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능력만이 필요하다.”

당신은 가치투자를 위한 건전한 지적 체계, 그리고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을 갖췄는가.

만약 그렇다면 다음 회부터 가치투자의 진정한 개념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보기로 하자. 필자도 여전히 배워 가고 있을 뿐이지만….

이 채 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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