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용 기자의 보험이야기]생명보험 브랜드 ‘양날의 칼’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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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유명하면 제품의 질도 좋을까.

소비자들은 ‘대체로 그렇다’고 본다. ‘애니콜’ 하면 통화 잘되는 휴대전화가 떠오르고, ‘휘센’ 하면 현대적 디자인의 고급 에어컨이 연상된다고 한다. 브랜드 인지도를 믿는 것이다.

보험업에 브랜드가 도입된 건 최근이다.

현재 손해보험회사들은 ‘애니카’(삼성화재), ‘하이카’(현대해상), ‘프로미’(동부화재), ‘매직카’(LIG손해보험), ‘레디’(메리츠화재) 등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이런 브랜드에는 긴급출동 서비스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돼 있다.

이는 1996년 LIG손보가 긴급출동서비스인 ‘매직카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대부분의 손보사가 비슷하게 따라 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회사의 브랜드 마케팅은 올해 시작됐다.

과거 광고를 보자. ‘With your tomorrow’(대한생명), ‘A partner for life’(삼성생명), ‘Life is great’(LIG생명) 등의 문구가 나온다.

브랜드의 사전적 의미가 ‘서비스 식별을 위해 사용하는 명칭’이란 점을 감안하면 생보사 마케팅엔 브랜드가 없었던 셈이다.

올해 들어 삼성생명이 보장자산 캠페인을 위해 종신보험 상품에 ‘퓨처 30+(서티 플러스)’라는 브랜드를 붙이면서 브랜드 도입 열풍이 불고 있다.

생보 브랜드 마케팅은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의 아이디어다. 이 사장은 삼성화재 사장 재직 당시 제안했던 애니카 브랜드가 성공하자 생보에도 비슷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생보사들도 삼성생명처럼 ‘퓨처’라는 단어를 넣은 브랜드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로선 헷갈릴 수 있다.

브랜드에는 소비자의 반응이 누적된다. 상품의 장단점을 일일이 몰라도 누적된 브랜드 인지도를 보고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너무 튀는 브랜드를 내놨다가 상품 품질이 떨어져 브랜드 출시 전보다 보험료 수입이 줄거나, 잘나가는 업체의 브랜드를 단순 모방한 뒤 서비스를 잘못해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소비자의 냉엄한 평가가 반영되는 만큼 보험사로선 브랜드 출시가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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