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뉴스 위험천만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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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 기사 눈에 잘띄게… 속보경쟁으로 ‘아니면 말고’식 오보 양산

“포털은 막강한 ‘기사 편집권’을 이용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는 메인 화면에 배치하지 않습니다. 반면 자기들의 주장이나 성향을 뒷받침하는 기사는 위쪽에 배치해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합니다.”

전경웅 인터넷미디어협회 사무국장은 29일 본보 기자와의 전화에서 “포털이 자신들은 언론이 아닌 ‘뉴미디어’라고 하는데 미디어가 언론을 뜻하는 말이 아니고 뭐냐”며 “포털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뉴스를 배치하고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언론 역할을 하는 인터넷 포털뉴스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포털뉴스를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포털이 막강한 시장지배력과 기사 편집권을 이용해 사실상 ‘빅 브러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털은 “우리는 언론사들의 뉴스를 배치만 할 뿐이지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뉴스를 배치하는 것 자체가 편집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 사무국장은 “포털은 사실상의 편집권을 행사하면서도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질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일부 포털뉴스 담당자는 클릭 수를 올리려고 제목을 선정적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이 없어 놀랐다”고 했다.

최근 인터넷미디어협회와 인터넷기자협회는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미디어로서의 책임을 질 수 없으면 언론권력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기업도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영향력만 행사하려는 포털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A사 홍보팀 김모 과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오보(誤報)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할 때마다 애를 먹는다. 해당 언론사에서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삭제하고 포털에 수정 요청까지 한 기사를 포털이 몇 시간 동안 방치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뉴스의 신뢰성 및 정확성이 떨어진 데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인터넷 뉴스에서는 계속 콘텐츠를 갱신하므로 속보 경쟁이 치열하다. 오보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올해 3월 일어난 ‘에로 배우 이모 씨 사건’은 여과장치 없는 포털의 속보경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당시 포털에서 이 씨 관련 검색어 순위가 급상승하자 일부 인터넷 언론이 확인도 없이 동명이인인 모 영화배우의 전 부인과 혼동해 기사를 썼고, 이 기사를 포털들이 그대로 게재했다.

인기에 영합하는 선정성도 문제.

29일 오후 2시 반 현재 네이버의 ‘가장 많이 본 뉴스’ 50개 중 연예 분야와 관련된 것은 56%인 28개나 됐다. 야후코리아는 ‘심혜진 남편, 재벌가 사위 출신’ 기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30개 중 9개가 연예인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가장 많이 본 뉴스와는 별도로 ‘최다 스크랩 기사’를 선정하고 있으며 이 랭킹에는 선정적인 기사가 많지 않다”고 했다. 또 의제설정 기능을 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언론사 사이트를 모니터링해 헤드라인으로 가장 많이 올라와 있는 기사를 메인 뉴스로 올리며, 이슈를 만들어 내려는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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