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경제읽기]中정부 ‘비장한’ 긴축 조치…

  • 입력 2007년 5월 22일 0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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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지난주 말 경제흐름을 조절하기 위한 ‘무기’ 3개를 한꺼번에 꺼내들었다. 예금 및 대출 금리와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 환율의 변동 폭을 한꺼번에 올리거나 확대했다.

19일부터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0.27%포인트, 대출금리는 0.18%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예금금리는 3.06%로, 1년 만기 대출금리는 6.57%로 각각 상승했다.

21일부터는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변동 폭도 ±0.3%에서 ±0.5%로 넓어졌다. 다음 달 5일엔 시중은행의 지준율이 종전 11%에서 11.5%로 0.5%포인트 오른다.

런민은행이 마치 융단폭격하듯 3가지 무기를 동시에 사용한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이라고 중국정취안(證券)보가 19일 전했다. 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올린 것도 10년 만이다.

경기 과열을 누그러뜨리고 최근 급상승 곡선을 보이는 주식의 거품을 제거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비장한 각오가 엿보인다.

중국은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이 2003년부터 3년간 27.7%, 26.8%, 26.0%를 기록하는 등 과열경기가 계속되자 2006년 4월부터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 은행의 지준율은 지난해 이후 무려 8차례나 올렸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과잉투자를 억제하고 부동산 및 주식의 폭등세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한 경제전문가는 “이번 조치는 국제수지의 평형을 유지하고 통화팽창에 따른 과열경기를 잡아보자는 것이지만 그 효과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되레 중국 정부가 조만간 또 금리와 지준율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조치 정도로는 전반적인 과열 분위기를 바꾸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분기(1∼3월) 고정자산 투자증가율은 23.7%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11.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나 높고 베이징(北京), 선전(深(수,천))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10%씩 상승했다.

중국의 지준율 인상은 한 번에 0.5%포인트이다. 한국이 지난해 말 통화량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단기성 예금에 대한 지준율을 5%에서 7%로 2%포인트나 올린 것과는 차이가 있다. 중국은 경제정책도 ‘만만디(慢慢的)’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종대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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