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고픈 ‘공룡’ MS, 온라인 광고업체 5조7000억에 인수

  • 입력 2007년 5월 2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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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광고시장이 급신장하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 간 각축전이 치열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8일 온라인 광고업체인 에이퀀티브를 60억 달러(약 5조7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MS의 기업 인수 사상 최고 가격이다.

에이퀀티브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으로 회사 지분 5.6%를 갖고 있는 니컬러스 해나워는 이날 매각 결정으로 2억9000만 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MS의 인수가격은 주당 66.50달러. 이는 에이퀀티브의 전날 종가보다 85%나 높은 것이다. 일각에선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현금이 풍부한 MS는 온라인 광고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웃돈을 주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MS의 에이퀀티브 인수는 온라인 광고업체인 더블클릭 인수 전쟁에서 구글에 패한 데 대한 반격의 성격이 짙다. 구글은 4월 더블클릭을 31억 달러에 인수했다. MS로선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서 에이퀀티브 인수가 절박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야후도 구글의 더블클릭 인수 직후 온라인 광고회사인 라이트미디어 비상장 주식의 80%를 6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처럼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온라인 광고회사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온라인 광고시장이 매년 급신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해 미국 온라인 광고시장은 2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전체 광고시장의 7% 선. 5년 전에는 온라인 광고가 전체 광고의 3%였다. 온라인 광고시장의 40%는 검색 관련 광고가 차지한다.

광고업계의 큰손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온라인 광고에 1억3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기존 미디어 광고 물량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크지 않지만 이 온라인 광고 물량은 지난해보다 16%나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 광고의 절대강자 구글은 최근 TV, 신문 등 전통적인 미디어 광고와 인터넷 광고를 결합하는 새로운 방식의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광고회사들의 사업영역까지 진출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기존 광고회사들도 온라인 광고시장에 적극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광고업계의 거물인 WPP그룹 PLC는 17일 온라인 광고회사인 ‘24/7 리얼미디어’의 상장주식을 6억4900만 달러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광고시장에도 적극 발을 들여놓겠다는 뜻이다.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구글에 대한 기존 광고업계의 맞불작전인 셈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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