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저린 손목… 남편의 복부비만… 마주 보며 함께 없애요

  • 입력 2007년 5월 21일 03시 05분


코멘트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독신자보다 오래 산다고 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5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70세 이상 남성 노인들 가운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79만6118명으로 사별한 사람(17만1945명)보다 4.6배나 많았다. 부부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 살려면 배우자의 얼굴과 몸에서 건강 이상 징후를 알아낼 수 있을 만큼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법정기념일인 부부의 날(21일)을 맞아 남편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만병의 근원인 뱃살을 없애는 방법과 아내의 ‘직업병’인 손목터널증후군을 배우자끼리 서로 예방하고 치료해 주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남편과 함께 걷기와 스트레칭을

비만이 고혈압 당뇨 등 만병의 근원이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복부비만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고 돌연사의 원인인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잦은 회식, 음주, 흡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남편에게 ‘만병의 근원’이라고 잔소리를 해봤자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가 남편의 복부를 줄일 수 있은 방법은 있다.

비만도는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만 낮출 수 있다. 아내가 남편의 식사를 조절해 준다면 한 가지 걱정은 해결된다. 아침 반찬으로 달래 된장국, 멸치볶음, 배추김치 정도만 차리고 현미밥을 3분의 2 공기를 준비해 남편에게 주자. 아니면 잡곡식빵 사이에 닭 가슴살 구이, 양상추, 토마토를 넣은 샌드위치와 우유 한 잔도 좋다.

섭취 열량을 낮추기 위해 아침을 굶거나 우유 한 잔 또는 선식으로 대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비만 해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끼를 굶다시피 하면 나중에 폭식할 위험이 커진다.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우유 한 잔은 한 끼 영양분으로는 턱없이 모자라는 ‘불완전 식품’이다. 선식은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넣은 것이 아닌 한 탄수화물이 지나치게 많아 영양 결핍의 우려가 있다.

밥만으론 비만을 줄일 수 없다. 매끼 칼로리를 계산하며 밥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운동이 더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근력운동을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

남편이 퇴근하면 일단 집 밖으로 함께 나가는 게 중요하다. 헬스클럽이나 수영장에서 운동하는 것도 좋지만 집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걸을 때는 시선을 앞에 두고 경보하듯이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게 좋다. 하루 30∼40분씩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마친 뒤에는 집에 돌아와 그냥 자지 말고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해 줘야 한다. 유산소 운동으로 체지방을 태운 뒤 배, 허리, 다리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에 탄력을 줘야 뱃살이 잘 빠진다. 근력운동으로 근육의 양을 늘리면 기초대사량이 늘어나 똑같이 먹어도 살이 덜 찌는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 1∼6>에 제시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하면 뱃살이 빠지고 허리와 하체가 튼튼해지는 동시에 여성은 요실금을 잡을 수 있다. 부부간 성생활도 원활해진다.

○ 자다가 손을 털면 손목터널증후군 신호

아내가 손목을 거의 90도 가까이 꺾은 자세로 자는 습관이 있거나 자다가 손목을 털어 대면 남편은 아내가 손목터널증후군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팔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이 손목의 힘줄에 눌려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빨래나 설거지, 청소를 많이 하는 30∼60대 주부가 잘 걸린다. 이 증상이 심각해지면 단추 잠글 힘도 없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어느 날 갑자기 손이 저리는 게 아니라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혈액순환 장애로 생각해 침을 맞거나 심각해질 때까지 방치하는 주부가 많다. 아내에게 손목을 90도로 구부린 상태에서 손등을 마주한 채 1분간 있게 해 본다. 이때 손가락이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눌린 신경을 펴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손목이 밖으로 꺾이도록 부부가 손바닥을 마주친 채 서로 밀어주면 좋다. 또 서로 손가락을 건 채 상체를 뒤로 젖혀 잡아당기면 좋다.

이 증상은 최근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20∼40대 남성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많이 보내는 10대 학생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운동을 통해 이런 병을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