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지역주의 탈피 다시 후퇴 조짐"

  • 입력 2007년 5월 18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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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아직도 지역주의가 살아 있다. 우리 정치에 살아 있다"며 "유감스럽게도 지역주의에서 다시 후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 이후 민주세력이 이룬 성취를 강조하며 "그러나 아직 아쉬운 일이 있다, 아직 남은 일이 있다"며 지역주의 부활 조짐을 이같이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5년전 이곳 광주시민들은 참으로 훌륭한 결단을 해주셨다. 영남 사람인 저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셨다. 저는 여러분의 결단에 보답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이제 국정운영과 정부 인사에서 지역차별을 한다는 비판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한 뒤 "영남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그 이후의 선거에서는 영남에서도 30% 내외의 국민이 지역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의미있는 변화다. 선거제도가 합리적인 제도였더라면 상당한 당선자를 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이 이 같은 지역주의 극복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역주의는 어느 지역 국민에게도 이롭지 않다"며 "오로지 일부 정치인들에게만 이로울 뿐"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않고는 정책과 논리로 경쟁하는 정치,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의 뜻을 모아가는 정치, 정치인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치, 그런 수준 높은 정치를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하고 "욕설과 몸싸움, 태업과 공존을 일삼는 국회, 공천헌금과 정치부패를 반복하는 정치가 없어지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이 제게 대통령의 중책을 맡긴 것은 제가 일관되게 지역주의에 맞서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아직 저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 그러나 제게 더 남은 힘이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며 "국민여러분의 깊은 헤아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요즘 다시 민주주의 역사를 냉소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거나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민주세력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화 세력 무능론'을 반박했다.

노 대통은 "그들에게 묻고 싶다. 누구보다 무능하다는 말이냐, 언제와 비교해서 실패했다는 말이냐, 군사독재가 유능하고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냐"고 반문한 뒤 "민주세력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안보 모든 면에서 87년 이전과 뚜렷이 구분되는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군사정권의 경제성과를 굳이 부인할 생각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군사정권의 업적은 부당하게 남의 기회를 박탈하여 이룬 것이며, 그 업적이 독재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업적이었다는 논리는 증명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런 논리는 우리 국민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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