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지도부 10여명 집단사퇴

  • 입력 2007년 5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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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노조로의 전환 여부를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겪어 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위원장 권승복)의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중앙집행위원 30명 중 10여 명은 이날 내부 통신망에 긴급성명서를 올리고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한석우, 오영택, 윤용호, 천정아 씨 등 부위원장 4명과 안병순 서울지역본부장 등 합법화를 지지하는 측이다. 반면 권승복 위원장이 이끄는 지도부는 19일 광주에서 열리는 전국대의원대회를 강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권 위원장 측은 노동3권의 완전한 보장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법외 노조로 남겠다고 주장하며 합법화에 반대하고 있다.

양 측은 지난해 12월 표결에서 근소한 차이로 합법화가 좌절된 후 올해 2월과 지난달로 예정됐던 전국대의원대회가 단상 점거 등으로 잇따라 무산되면서 갈등을 키워 왔다.

2002년 출범 후 한때 조합원 14만 명으로 공무원 노동단체 중 최대 규모였던 전공노는 2004년 파업으로 지도부가 대량 징계되고 정부의 합법화 제의를 거부하면서 급속히 세가 약해졌다. 행정자치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공노는 조합원과 지부의 이탈로 조합원 수가 5만여 명으로 줄어 합법 단체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7만여 명)보다도 규모가 작아졌다.

전공노의 전국 186개 지부 중 50여 개가 이미 합법화를 선언했다. 일선 조합원 중 다수가 지도부와는 달리 합법화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노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소수의 강경파 지도부만 남고 조합원과 지부가 대량 이탈해 독자적인 합법 노조로 전환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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