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가까운 사람도 알아주지 않아"

  • 입력 2007년 5월 15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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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스승의날 기념 모범교원초청 오찬'에서 노무현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스승의날 기념 모범교원초청 오찬'에서 노무현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애를 많이 쓰는데 욕도 참 많이 먹는다. 미디어를 보면 그렇다."

노무현 대통령이 15일 교사들에게 동변상련의 심정을 나타냈다. 스승의 날을 맞아 모범교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훈·포장을 수여하고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교사들의 처지에 자신을 빗대어 씁쓸함을 토로한 것이다.

"부모님들 모인 자리에 가도 선생님 이렇고 저렇고 흉보는 소리가 좀 많죠. 아이들도 보통 때는 잘 존경하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보여요. 선생님을 아주 존경하는 아이도 그냥 깊이 없이 이렇게 저렇게 얘기 할 때는 선생님을 우습게 얘기해요".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따지고 보면 "나라에서, 공동체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처지 또한 교사들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열심히 일을 해도 항상 타박을 받게 되어 있고, 가까이 있는 사람도 일일이 다 알아 주지도 않는다"는 말이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세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나서 역시 돌이켜 보면 그렇게 타박 먹어가면서 자기 할 일을 묵묵히 열심히 한 사람들이 우리 세상을 한발 한발 진보시키고 있는 것 같다. 그건 틀림없는 것 같다"고 위로했다.

노 대통령은 '나라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에 자신이 포함됐다고는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고도 타박만 받는다", "욕을 먹더라도 미래를 위해서라면 제 때 할 일을 하겠다"는 언급은 그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임기말 복잡한 심경을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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