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소설-만화에 손벌리다

  • 입력 2007년 5월 10일 03시 01분


코멘트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흥행 요건에서 스토리의 비중이 커지면서 검증된 작품을 드라마로 만드는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사들 사이에서는 ‘원작 선점 경쟁’이 빚어져 저작권료가 급등하고 있다.

16일 처음 방영하는 MBC ‘메리 대구 공방전’(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이 대표적인 사례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 황메리(이하나)와 무협소설가 강대구(지현우)의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인터넷 소설 ‘한심남녀 공방전’(작가 신성진)이 원작이다.

6월 6일 방영하는 KBS2 ‘경성 스캔들’(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은 소설가 이선미 씨의 ‘경성애사’가 원작이며 7월 초 방영하는 MBC 주말극 ‘커피프린스 1호점’도 이 작가의 ‘커피프린스 1호점’이 원작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많다. 16일 처음 방영하는 SBS 드라마 ‘쩐의 전쟁’(수 목요일 오후 9시 55분)은 만화가 박인권 씨의 만화 ‘쩐의 전쟁-돈귀신’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금나라(박신양)가 사채업자로 변신해 돈에 매몰된다는 줄거리다.

케이블채널 OCN도 18일 만화가 신영우 씨의 원작 ‘키드갱’ 이야기를 토대로 한 드라마 ‘키드갱’(금요일 오후 11시)을 제작 방영한다. 이전에도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있었지만 요즘처럼 각 방송사에서 대거 방영하는 현상은 이색적이다. 방송계에서는 인기 드라마 작가가 제한된 데다 거액의 원고료 등을 감당하지 못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 ‘내 남자의 여자’(SBS)의 김수현, ‘하늘이시여’(SBS)의 임성한 작가 등 인기 작가들은 회당 2000만 원 이상을 받는다. 게다가 방송작가들은 대부분 특정 제작사와 전속 계약을 해 다른 제작사들이 작품을 받을 수도 없다.

이에 비해 만화나 소설의 저작권료는 5000만∼1억 원이다. 원작 경쟁 때문에 5년 전의 500만∼2000만 원보다 오르긴 했으나 작가에게 주는 원고료보다 훨씬 싼 편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 국장은 “드라마 작가를 통해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 경우 그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은 한정되어 있으며 비용도 많이 든다”고 말했다. MBC 정운현 드라마 국장은 “스타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어렵다”며 “좋은 시나리오, 기획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검증된 원작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