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가 밝힌 친노세력의 대선 승리 시나리오

  • 입력 2007년 5월 8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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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규 의원[연합]
김혁규 의원[연합]
“盧 대통령 지지율 40%대 상승, 친노진영 후보가 대선 승리할 것”

열린우리당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내일이라도 당장 당이 쪼개질 것처럼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친노(親노무현)-탈(脫)노 의원들의 결별이 기정사실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당이 깨질 경우 범여권은 열린우리당, 정·김 전 의장이 이끌 신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선진평화연대’(가칭),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생정치모임,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군소정당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범여권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군웅이 각축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이처럼 요동치는 정국 속에서 친노세력만 남을 우리당은 어떻게 될까. 7일 우리당 대권잠룡인 김혁규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우리당과 범여권이 맞을 미래 상황을 재구성해봤다.

“우리당, 분당이후 단독 대선후보 낼 것”

5월에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이 우리당을 탈당한다. 두 전 의장 계열 의원들도 함께 탈당한다. 예상 인원은 최소 30명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당 또는 제명 등의 조치를 통해 당적을 바꿀 수 있게 되면 최대 50명까지 늘어난다.

그러면 우리당엔 친노세력만 남게 된다. 김 의원은 “몇 명이 나가든 정권말기에는 의원들 숫자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108명이 있든 70명이 있든 똑같은 힘과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했다.

김 의원의 자신감 이면에는 ‘노무현’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노 대통령은 우리당 분당 이후 당의 뒤에서 연말 대선 때까지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복당까지 하진 않겠지만 당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생각이다.

노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6월 이후 우리당은 ‘친노당’으로 재정비된다. 이 무렵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당에 복귀한다. 당의 정비가 끝나면 대선체제로 돌입한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김혁규 의원 등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다. 9월에 치러지는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를 거쳐 우리당 대선후보가 선출된다.

10월경 범여권 후보단일화 이루고 대선에 도전

같은 시기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주당, 정·김 신당 등 범여권의 군소정당에서도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이후 우리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후보단일화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10월경이다.

이 과정에서 정당 및 정치세력의 재결합 또는 완전결별이 이뤄진다. 범여권의 단일 후보가 선출되면 한나라당의 대선후보와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김 의원은 “현 정치 상황을 볼 때 당 대 당 통합은 어렵다고 본다. 범여권의 각 정당에서 후보를 낸 뒤 마지막에는 결국 후보단일화를 이뤄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얘기로는 후보단일화에 들어가면서부터 노 대통령이 진가를 발휘한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이후 30%대에 오른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가 남북정상회담 개최, 한-EU FTA 논의 등의 영향으로 40%대를 넘긴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승하면서 대선판도가 요동칠 것이다. 우리당 대선후보에 대한 국민의 평가도 좋아질 것이고, 종국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추진해온 정책들을 정착시키는 정권으로서 국민에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오르면 우리당 후보에 대한 국민여론이 호전된다. 이런 여세를 이용한다면 결국 우리당 후보가 범여권의 최종 단일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 결국 12월 19일 우리당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최후의 승자로 등극한다.

‘노심(盧心)을 헤아릴 줄 아는 남자’ 김혁규의 시나리오 실현될까?

이상이 김혁규 의원이 예상하는 차기 대선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향후 정치 시나리오다. 물론 김 의원의 희망사항이 대부분이다. 김 의원의 바람대로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노심(盧心)을 헤아릴 줄 아는 남자’라는 김 의원의 예측에서 친노그룹이 꿈꾸는 미래정치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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