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패밀리 레스토랑에 웬 해장국?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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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중년 남성들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 느끼한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데다 값도 비싼 탓이에요.

가끔 부인이나 자녀들 등쌀에 마지못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지만 연례 또는 월례 행사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 때문에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중년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와서 ‘돈을 내 주는’ 스폰서 정도로만 치부했을 정도예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여성이나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이벤트가 쏟아져 나오지만 중년 남성을 위한 이벤트를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중년 남성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성이나 어린이 및 청소년으로 제한된 고객층으로는 시장을 더 키울 수 없다고 보고 중년 남성을 새로운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것이죠.

관련 업계는 우선 중년 남성의 입맛에 맞는 한식 퓨전 메뉴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카후나빌에서 지난달 26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쏘이 립’이 대표적인 사례. 돼지 립(rib·고기가 붙은 갈빗대)을 된장과 콩가루로 만든 소스에 재워 두었다가 구운 이 메뉴는 구수한 맛을 좋아하는 중장년층 남성 고객을 겨냥한 것입니다.

TGI프라이데이스도 한식 퓨전 메뉴인 해물김치볶음밥을 미역국과 함께 내놓고 있어요.

술을 많이 먹는 중년 남성을 겨냥한 메뉴도 있습니다.

매드포갈릭이 선보인 이탈리아식 해장국 요리인 ‘추파 프루티 디 마레’. 홍합과 모시조개로 만든 육수에 볶은 양파와 버섯, 각종 해산물을 넣은 다음 고춧가루로 맛을 낸 수프로 이탈리아에서는 와인을 마신 후 먹는 요리입니다. 패밀리 레스토랑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메뉴지만 주당(酒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에서는 중년 남성을 위한 새 메뉴 개발이 앞으로 업체들이 성장하는 데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완전히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고객인 만큼 후발 업체들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영역이라는 얘기죠.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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