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강의로 美간호사 시험 폐지 위기

  • 입력 2007년 5월 2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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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실시되는 미국 간호사 시험의 기출문제를 모은 이른바 '문제 족보 강의'가 성행하자 미국 간호사 국가시험원(NCSBN)이 서울에서 이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국에 통보했다.

보건복지부는 NCSBN이 국내 학원들이 미국 간호사 시험 응시생을 통해 기출 문제를 입수하고 출제 유형에 맞춘 강의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정을 요구해왔다고 2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국내 학원들이 '문제 족보 강의'를 중단하지 않으면 서울에서 이 시험을 아예 치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3월 통보했다"면서 "미국 간호사 시험 응시자에 대해 소양 교육을 하는 등 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응시생을 통해 기출 문제를 입수하는 수법은 토익 토플 등 다른 시험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실정법상 이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어 고심하고 있으며 응시자에게 소양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NCSBN은 조만간 회의를 갖고 서울에서 이 시험을 중단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며 '문제 족보 강의'를 한 학원들을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로 한국 사법기관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04년 5월 영국, 홍콩 등과 함께 미국 간호사시험 실시 지역으로 선정돼 2005년 1월부터 국내 간호사들도 서울에서 미국 간호사 시험을 응시해왔다. 2005년 서울에서 치러진 미국 간호사시험에는 1724명이 응시해 71.5%의 합격률을 보였으며 지난해에는 2145명이 응시해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유종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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