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밑줄 긋고 메모까지…전자책 독서의 진화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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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이었습니다. 이날 조금 부끄러운 내용이 신문 지면에 소개됐습니다. 가구당 월평균 서적 구입 비용이 7600원으로 한 달에 한 권꼴로도 책을 사지 않는다는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를 봤을 때 물음표 하나가 그려졌습니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1400억 원으로 커진 전자책 구입비도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죠.

가장 많은 전자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북토피아(www.booktopia.com)에 가입해 전자책을 사 봤습니다. 가격은 일반 책보다 싸더군요. 서점에서 책으로 사면 1만2000원 하는 ‘대한민국 30대, 재테크로 말하라’라는 책은 48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컴퓨터에 내려받아 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이북과 XML 방식입니다. 이 두 가지 ‘뷰어’는 북토피아 홈페이지에서 모두 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내서재 설치하기’를 클릭하면 됩니다.

아이북은 책과 똑같은 형태로 돼 있습니다. 표지와 페이지 수도 같고 어느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도 책과 같습니다.

반면 XML(사진①)은 책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글자 크기를 크거나 작게 할 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밑줄 또는 형광펜으로 표시가 가능하며 메모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마치 일반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전자책을 보려면 컴퓨터를 들고 다녀야 하니 불편하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제휴가 돼 있어서 컴퓨터에 내려받은 책은 휴대전화에서 추가 비용 없이 볼 수 있습니다(사진②). ‘모바일 내 서재’만 설치하면 됩니다. KTF에서도 이와 같은 서비스가 곧 시작됩니다. 데이터통신 요금은 한 권 내려받는 데 1000원 정도 든다고 합니다.

북토피아가 약 10만 권의 전자책 서비스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콘텐츠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특히 번역서는 저작권 계약이 안 돼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국내 실용서와 로맨스 소설 위주의 구입이 많다고 합니다.

걸림돌도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이더군요. 앞으로 서적 구입비는 단순히 인쇄물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사단법인 한국전자책컨소시엄은 올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가 3000억 원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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