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words]피맛 본 상어가 공격하듯이…

  • 입력 2006년 2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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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로런스 서머스(사진) 총장이 5년간의 좌충우돌 실험을 뒤로 한 채 사임했다. 남북전쟁 이후 하버드대 총장으로서는 가장 짧은 임기였다.

그는 앞뒤 잴 줄 모르는 험한 입으로도 말썽을 빚었다. “이공 분야에 진출하는 여성이 적은 것은 선천적 능력이 떨어지는 탓”이라고 말해 교수단이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총장 불신임권을 행사하자 그는 “여성의 공학 투신을 장려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500억 원)를 투자하겠다”며 겨우 무마한 적이 있다.

이 대학 법학대학원 앨런 더쇼위츠 교수는 인터뷰에서 그 일로 “적수들이 물 속의 피를 봤다”고 표현했다. 상어가 피 냄새를 맡고 재빠르게 먹잇감을 찾아내듯, 서머스의 방어 자세를 간파한 적들이 오히려 더 가차 없이 그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미국 신문의 정치 기사에서는 이와 비슷한 표현이 자주 쓰인다. 뉴욕타임스는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바다 속에 피가 있다(There is blood in the water)’고 꼬집었다. 다음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이 기사 취재에는 본보 인턴기자 김지원(미국 다트머스대 정치학과 3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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