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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만에 한국의 제2 추기경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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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만에 한국의 제2 추기경 탄생

입력 2006-02-22 20:10수정 2009-09-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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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진석 서울대구교 대주교 추기경 임명
22일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된 정진석 서울대구교 대주교와 김수환 추기경이 이날 저녁 명동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연합]

한국 제2의 추기경으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鄭鎭奭·75) 대주교가 서임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2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주례 일반 접견을 하면서 새로 임명할 추기경 15명의 이름을 낭독하면서 서울대교구장의 이름도 함께 불렀다.

베네딕토 16세는 정진석 대교구장 외에 홍콩과 폴란드의 크라코프, 미국 보스턴의 대교구장을 포함한 15명의 새 추기경 이름을 낭독한 뒤 이들이 3월 24일 바티칸 회의에서 승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로 임명된 추기경 15명 가운데 12명은 80세 이하로 교황 서거 시 후임자를 선출하는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이날 오후 8시 서울 광진구 천주교 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가 서임한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37년만에 한국의 두 번 째 추기경이 됐다.

[동영상]정진석 대주교, 두번째 한국 추기경 서임

화보보기 : 정진석 대주교의 삶

1931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나 1950년 중앙고를 졸업하고 1961년 사제 서품을 받은 정진석 대주교는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와 성신고 부교장, 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 등을 거쳐 1970년 주교로 수품됐다.

원래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지만 뜻한 바가 있어 다시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한 뒤 사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청주교구 교구장, 주교회의 의장 등을 역임한 정 대주교는 현재 천주교 청주교구재단 이사장과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 위원장, 서울대교구 교구장과 평양교구 교구장 서리, 가톨릭학원 이사장 등으로 있다.

또 아시아 특별 주교 시노드(주교회의) 상설사무처 평의회 위원도 맡고 있다.

정 대주교는 교회 내에서는 교회법의 대가로 통한다. 1988년 '전국 공용 교구사제 특별 권한 해설'(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을 낸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2권의 교회법 관련 저서를 출간했다.

사회복지단체 꽃동네를 오웅진 신부가 설립하는데도 정 대주교가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75세인 정 추기경은 80세 미만이기 때문에 김수환 추기경과 달리 교황 서거 또는 부재 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진다.

교황청이 정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승품한 이유는 한국에서 가장 크고 상징적인 서울대교구장을 맡고 있는데다 평양교구장을 함께 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교황청은 만주나 중국, 북한, 러시아 등 공산권 국가를 선교하는데 있어서 한국천주교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서독 출신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분단국가와 공산권 국가 선교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왔다.

정진석 대주교는 새 추기경으로 서임된 뒤 "교회 뿐 아니라 나라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국민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오후 8시 정각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자신의 집무실에서 주교관 밖으로 나온 정 추기경은 "부족한 내가 추기경으로 선택받은 것은 내 자신이 잘났기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한국 천주교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그는 "한국 천주교 뿐 아니라 국민의 성원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이 순간의 영광이 있는 것"이라며 "여러 능력이 모자라지만 내가 교회와 나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30분경 주교관에 도착한 김수환 추기경은 신임 정진석 추기경이 소감을 발표하기에 앞서 ""깊은 경사를 주신 교황께 감사드린다"며 "진심으로 정진석 대주교의 추기경 서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물러나고 나서 내 뒤를 이은 정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임명되리라는 기대를 항상 가지고 있었다"고 밝히고 "그런데 추기경 임명이 늦어져서 내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내가 빨리 갔으면 추기경이 빨리 되지 않겠나 싶어서 자책감과 불안함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부터는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를 "아시아 제일가는 교구"라고 추켜 세운 김수환 추기경은 "유럽에는 교구장이 추기경으로 서임되는 전통이 있는 교구가 있다"면서 "서울대교구도 그런 교구가 되길 원했고, 또 내가 교황께 그렇게 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교구장도 겸임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분이 추기경이 된 의미가 남다르다"며 "새 추기경 휘하에서 교구가 발전하고 한국교회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가 새 추기경에 임명된 것과 관련해 황인성 시민사회수석을 서울대교구 주교관에 보내 정 추기경에게 축하 난을 전달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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