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지킴이’ 김성도씨 “고향에 온 것 같습니다”

  • 입력 2006년 2월 19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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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도 씨가 19일 독도 서도에 도착한 뒤 미리 기다리던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독도경비대
김성도 씨가 19일 독도 서도에 도착한 뒤 미리 기다리던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독도경비대
"마음이 편안하고 푸근한 게 고향에 온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전복도 따고 문어도 잡으며 여생을 보내고 싶습니다."

'독도 지킴이' 김성도(金成道·66) 씨가 부인 김신열(68) 씨와 함께 19일 독도 땅을 다시 밟았다. 1996년 독도를 떠난 지 10년 만이다.

김 씨 부부는 이날 오전 6시 울릉군 소속 행정선에 가재도구를 싣고 울릉도 저동항을 떠났다. 4시간 반 만인 오전 10시 반 독도의 서쪽 섬 서도(西島)에 도착했다.

그는 예정보다 독도 이주를 앞당겼다. 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이라고 정한 22일 이전에 정착하기 위해서였다.

주민등록상 주소는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 20번지. 그는 1965년 3월부터 독도에 살기 시작한 최종덕 씨와 함께 1970년대까지 울릉도에서 독도를 오갔다.

1987년 최 씨가 지병으로 숨지자 그는 1991년 주소지를 독도로 옮겼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항의하기 위해 해마다 10월에 독도로 건너가 6개월가량 머물렀다.

김 씨 부부는 집이 몇 차례의 태풍으로 부서져 1996년부터 독도 체류를 포기하고 울릉도에서 지냈다. 서도에 설치된 선가장(쪽배를 댈 수 있는 시설)까지 태풍으로 파손됐다.

해양수산부와 경북도는 최근 김 씨 부부가 숙소로 사용하도록 서도에 있던 어민 대피소를 새롭게 단장했고 선가장 시설을 정비했다.

서도는 평지가 거의 없는 바위섬으로 살기 좋은 여건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에겐 30여 년 정붙이고 살아온 이 곳 만큼 마음 편한 데가 없다. 독도경비대와 등대지기는 건너편 동도에 머문다.

그는 "청춘을 바친 독도를 늘 그리워하며 살아왔다"며 "생을 마감한 뒤 이곳에 뼈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독도 시인'으로 알려진 편부경(片富敬·51·여) 씨도 이르면 4월 독도로 이주할 예정. 편 씨는 2003년 11월 김 씨 부부의 독도 주소지에 '동거인'으로 이름을 올렸었다.

독도에는 그동안 566가구 1889명의 국민이 호적을 옮겼다. 주민등록상 거주자는 김 씨 부부와 편 씨 등 3명.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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