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튼, 가짜 알고도 논문작성?… 검찰, e메일 질의서 보내

  • 입력 2006년 2월 1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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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黃禹錫) 서울대 교수 연구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작성한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가 2, 3번 줄기세포가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과 단서를 검찰이 16일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洪滿杓 특수3부장)은 섀튼 교수가 지난해 1월 15∼21일 황 교수팀에서 2, 3번 줄기세포의 유전자(DNA) 지문분석 등 논문 작성에 필요한 데이터를 전송받고 1월 31일∼2월 초 2, 3번 줄기세포 샘플을 택배로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섀튼 교수가 2, 3번 줄기세포가 진짜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줄기세포 샘플을 요청해 받았으며, 줄기세포 샘플의 DNA 지문분석 결과와 미리 받은 DNA 지문분석 데이터를 비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시 DNA 지문분석 데이터와 2, 3번 줄기세포 샘플의 DNA 지문분석 결과는 일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검찰 수사 결과 2, 3번 줄기세포는 미즈메디병원의 4, 8번 수정란 줄기세포로 밝혀졌기 때문에 섀튼 교수가 받은 2, 3번 줄기세포 샘플은 미즈메디병원의 4, 8번 수정란 줄기세포였다.

반면 섀튼 교수가 미리 받은 2, 3번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데이터는 줄기세포와 체세포 DNA 지문이 일치하는 것처럼 논문을 조작하기 위해 황 교수팀 연구원들이 환자 체세포를 둘로 나눠 분석한 결과였다.

검찰 관계자는 “섀튼 교수는 환자 체세포와 수정란 줄기세포의 DNA 지문을 비교 분석한 셈이 되기 때문에 DNA 지문분석 비교를 통해 2, 3번 줄기세포 샘플이 가짜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섀튼 교수가 데이터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논문 조작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섀튼 교수가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채 논문 조작에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날 섀튼 교수에게 136개 신문 사항을 담은 서면질의서를 e메일로 보냈다.

한편 검찰은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근거가 된 1번 줄기세포가 서울대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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