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뺌하더니…“노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사고는 사실”

  • 입력 2006년 2월 15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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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60)가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것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은 음주사고인 줄을 알면서도 단순 '물피 교통사고'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15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통령 사돈 음주사고 에 대한 감찰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배씨는 2003년 4월24일 소주 두 잔을 마신 뒤 아들 소유의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다 오후 7시10분경 경찰관 임모 경사의 차 앞 범퍼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경찰청은 "당시 사건을 조사하던 김해경찰서 진례파출소 이모 경장이 사고 현장에서 음주측정을 시도했으나 배씨가 이를 거부했다"면서 "이씨는 김해서 정보과 직원으로부터 배씨가 대통령 사돈이라는 사실을 듣고 부담을 느끼던 중 피해자인 임 경사가 '아버지 친구 분이고, 고향 아제다'며 배씨를 데리고 나가자 이를 묵인하고 '물피 교통사고'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은 "임 경사가 배씨에게 승진 보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정보과장, 경찰서장 등에도 승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항의하고 음주사실을 언론에 폭로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청와대 외압 및 사건 은폐의혹 논란에 대해 "외압은 없었고 합의종용 등도 없었다"고 보고했다.

청와대 김만수(金晩洙) 대변인은 "배씨가 음주 사실에 대해 일체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청의 감찰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음주운전 사실을 몰랐다"며 "청와대의 사실 은폐나 외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자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청와대와 경찰청이 개입해 사건을 무마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하위직 경찰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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