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순 인사청문]野 “盧대통령 사돈 교통사고 은폐했나”

  • 입력 2006년 2월 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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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택순 경찰청장 내정자가 대통령 사돈 교통사고 은폐 의혹 논란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이택순 경찰청장 내정자가 대통령 사돈 교통사고 은폐 의혹 논란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6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 이택순(李宅淳)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사돈의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 이 내정자가 연루됐는지가 주로 논란이 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2003년 4월 노 대통령의 사돈인 배병렬 씨가 경남 김해에서 경찰관 임주영 씨의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것과 관련해 당시 경남지방경찰청장이던 이 내정자가 은폐를 시도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에 이 내정자는 “사건 발생 한 달 후쯤 김해경찰서 현장 순시 때 ‘교통사고가 나서 현장에서 처리를 했다’는 간단한 구두보고를 받았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는 피해 경찰관의 청와대 진정 사실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진정이 제기된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혹 제기는 계속 이어졌다.

한나라당 유기준(兪奇濬) 의원은 “‘음주 뺑소니’를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인 임 씨를 수차례 회유한 것으로 보인다”며 임 씨의 사건 경위 진술서를 공개했다.

이 진술서에는 “배 씨가 사고 후 파출소에서 청와대와 경찰청에 전화를 한 뒤 파출소로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청와대에 진정을 낸 뒤 2004년 11월 대통령민정수석실 관계자 2명을 부산지방경찰청에서 만났다. 합의금이 얼마나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고 ‘10억 원 주면 눈에 흙먼지 들어갈 때까지 입 다물고 있겠다’고 되받아쳤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내정자는 “당시 경찰관은 배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하고 배 씨가 고위층과 통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 폐쇄회로(CC)TV와 통화 기록만 조사해도 사실 관계를 알 수 있다”(한나라당 김정권·金正權 의원) 등의 추궁이 이어지자 “경찰청 자체 조사를 해 보고 미진하다는 판단이 들면 외부기관이 조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이 내정자는 허준영(許准榮) 전 경찰청장이 농민 시위 사망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대해 “국민적 책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한 뒤 “똑같은 일이 생기면 사퇴하겠다는 것이냐”는 유정복(劉正福)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진압 사고이기 때문”이라고 동의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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