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율동공원 호숫가 책테마파크 30일 준공

책을 주제로 한 이색 테마파크 준공식이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율동공원에서 열린다. 책 카페 건물 외벽에 훈민정음 글자체로 음각된 철제 조각작품. 사진 제공 임옥상미술연구소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율동공원에 책을 주제로 한 이색 테마파크가 조성됐다. ‘책과 함께하는 가족문화 공간’을 표방한 율동공원의 책 테마파크는 기존 열람실 위주의 도서관과는 확연히 다르다. 전체 부지가 1800평이지만 책을 읽을 수 있는 실내공간은 150평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간은 야외공연장과 조형공간, 산책로 등으로 꾸며졌다. 분당 주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는 율동공원에 명소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호숫가와 어우러진 도서관=율동공원 호수(둘레 1.8km) 일주로 번지점프대 앞에 자리하고 있다. 굳이 책을 읽으러 간다는 생각 없이 산책을 하다 또는 조깅하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다. 호숫가 야산 기슭에 지어진 테마파크답게 바람 시간 공간 하늘 물 빛 음악 등을 주제로 꾸며졌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만들어진 조형물 진입로(바람), 책의 역사를 그린 미로형상의 벽화 산책로(시간),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밑바닥에 깔린 야외공연장(하늘), 책 모양의 연못을 갖춘 명상공간(물),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책 카페(공간) 등이다.

책 카페는 인터넷으로 e북을 읽을 수 있는 멀티미디어 시청각실, 새 책을 전시 대여하는 자료실, 그리고 이벤트 전시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또 책 카페 외벽에 설치된 훈민정음 판본과 필사본을 가지고 만든 빛의 책과 김정환 시인의 8언시를 새긴 33개의 조형벤치도 독특하다. 음악을 주제로 한 철제 조형물인 음악의 책도 눈길을 끈다.

▽대지 위에 그린 한 권의 책=테마파크 밑그림은 미술가 임옥상 씨가 그렸고 시인 김정환, 건축가 승효상, 조경가 김인수 씨가 조형과 건축, 조경에 참여했다.

임 씨는 “땅 위에 그림을 그리듯이 조형작품과 건축물들을 배치했다”며 “놀고 마시기만 하는 기존 공원문화를 탈피해 온 가족이 함께 생각하면서 즐길 수 있는 문화공원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30일 열리는 준공식 당일 야외공연장에서는 가수 장사익의 ‘찔레꽃’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또 책 카페에서는 10여 개 출판사가 주부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7일까지 책 전시회를 연다.

테마파크는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 내년 1월 중순에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며 성남문화재단이 운영을 맡는다.

시 관계자는 “율동공원과 조화를 이룬 책 테마파크는 책을 읽는 도서관이 아닌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독서의욕을 고취시키는 창조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31-729-2541

성남=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