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문화재 돌려줘!…美 유명 미술관 소장품들 반환요구 잇따라

  • 입력 2005년 11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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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미술관들이 고미술품 불법 취득 혐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로코 부틸리오네 이탈리아 문화장관은 22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필리프 드몽테벨로 관장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측이 도굴과 불법 유출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고미술품에 대해 반환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 문화부도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폴 게티 미술관이 소장한 고미술품 4점을 돌려받기 위해 사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 문화부의 조치는 10일 폴 게티 미술관이 이탈리아의 반환 요구에 따라 고미술품 3점을 넘겨준 데 이어 나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폴 게티 미술관 소장품 중 42점 이상이 이탈리아에서 도굴되거나 도난된 뒤 불법 유출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10일 이탈리아에 인도된 고미술품 3점은 기원전 340년경 작품으로 나폴리 근교에서 도굴된 술 단지, 시칠리아의 그리스 유적지에서 사라진 무덤 비석, 개인이 소장하다가 도난된 에트루리아(로마 이전 토스카나 지역을 지배한 국가) 시대의 촛대 등이다.

부틸리오네 장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반환을 요구한 작품에는 그리스의 유명한 화가 유프로니오스의 그림이 들어 있는 2500년 전의 술 단지와 15개 한 세트로 된 은제품 등이 포함돼 있다”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측에 (불법 유출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폴 게티 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외에 보스턴 미술관에 대해서도 고미술품 22점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도난 미술품 시장의 거래 규모는 연 6조 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장물 시장의 약 7%를 차지하는 ‘거대 마켓’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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