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파주의로 비리-부정에 빠져” 민노총 10주년 토론회

  • 입력 2005년 11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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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동지’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단결’ 또는 ‘정권과 자본의 탄압’이라는 명분으로 노동조합 내부의 비리와 문제를 덮어 온 경우가 많다. 잘못을 여러 가지 명분으로 호도하고 정당화하는 가운데 비리와 부정의 싹이 자란다.”

최근 잇따른 비리 사건과 정파 갈등으로 내우외환에 빠진 민주노총이 11일 창립 10주년기념일에 안팎의 호된 질책으로 우울한 잔칫상을 받았다.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민주노총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열린 10주년 기념 정책토론회는 민주노총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정규직 중심의 노조 운동에서 조합원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이로 인해 노동자 내부의 갈등과 차별이 확대되고 있다”며 “여기에 현장 조직력 약화, 조합원의 무관심과 단기 실리주의 경향 강화, 지나친 분파 대립 등이 겹치면서 한국의 노동운동이 구조적인 함정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내 정파주의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가톨릭대 조돈문(趙敦文·사회학) 교수는 “정파 중심의 사고와 행동방식은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드는 폐해를 가져왔다”며 “위원장이 자기 정파가 아니면 ‘개××’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 민주노총을 파벌 투쟁과 폭력, 부패로 형상화시키는 근거가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실천력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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