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참된 나 찾아…도심 속 出家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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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안국선원에서 선원장 수불 스님이 동안거 수행 중인 신자들에게 법문하고 있다. 수불 스님은 매달 두 차례 이곳에서 법문을 한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안국선원에서 선원장 수불 스님이 동안거 수행 중인 신자들에게 법문하고 있다. 수불 스님은 매달 두 차례 이곳에서 법문을 한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안국선원의 한 선방. 40, 50대 주부들을 중심으로 200여 명의 불교 신자가 가부좌 자세로 앉아 정진에 여념이 없다. 바늘 하나라도 떨어지면 소리가 날 정도의 침묵 속에서 망상과 싸우며 깨달음에 이르려는 이들의 수행 열기가 뜨겁다. 겨울철 3개월 동안(음력 10월 15일∼이듬해 1월 15일·양력 11월 16일∼이듬해 2월 12일) 선방에 머물며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 정진하는 동안거가 이제는 스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님들이 산사에 머물며 화두를 붙잡고 참구한다면 신자들은 집이나 직장에서 도심의 선원과 시민선방으로 출퇴근하며 깨달음의 길을 걷는다.》

올해에도 동안거 결제(16일)가 다가오자 ‘도심 속의 출가’를 꿈꾸는 신자들이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전국 40여 곳의 도심 선원을 찾고 있다. 선원마다 참여 인원이 적게는 20명, 많게는 800명이 넘는다. 선원들에 따르면 수행프로그램 참가 예정자는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증가했다.

도심 속 재가수행 1번지로 통하는 안국선원의 경우 4일부터 이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울 안국선원(가회동)에 870여 명, 부산 안국선원(금정구 남산동)에 840여 명이 등록하고 수행정진에 들어갔다.

선원장 수불 스님 등의 지도에 따라 △새벽반(오전 4시 반∼6시 반) △오전반(오전 10∼12시) △오후반(오후 1시 반∼3시 반)으로 나눠 2시간씩 참선수행을 한다. 서울의 경우 새벽반에는 직장인 중심으로 150여 명이, 오전반에는 주부 노인 등 600여 명이, 오후반에는 자영업자 등 120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도심 속 선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길상사. 동아일보 자료사진

9년째 안국선원을 다니고 있는 주부 김성례(68·경기 용인시 죽전동) 씨는 “스님의 지도 하에 수행을 하다보면 기쁨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3년째 다니고 있는 세브란스여행사 이사인 오학준(38·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씨는 “직장에서 짬 날 때마다 이곳에 들러 수행을 한다”며 “참선 수행을 하면서 화내는 일이 줄어들고 마음도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구룡사와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는 언제든 편리한 시간에 와서 원하는 시간만큼 수행할 수 있도록 선방을 자유롭게 운영한다. 길상사는 동안거 결제에 들어가는 16일 오전 10시 법정 스님의 법문을 마련한다.

부산 중구 중앙동 고심정사는 80여 명이 등록해 편리한 시간에 와서 하루 2∼8시간 정진하며 주지 원택 스님이 한 달에 한 번 참선 관련 법문을 한다. 외국인에게 선원을 개방하고 있는 충남 계룡시 무상사 국제선원은 사부대중이 한 공간에서 수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편 조계종 중앙신도회는 ‘간화선으로 본 금강경’을 주제로 재가신자 공부 프로그램을 동안거 기간에 개최한다. 축서사 선원장 무여 스님을 증명법사로 하고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진명 스님, 신도국장 원철 스님, 공생선원장 무각 스님 등이 강사로 나서 조계종의 중심 수행법인 간화선과 중심 경전인 금강경의 핵심사상을 가르친다. 16일부터 동안거 기간에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극락전에서 열린다.

안국선원 수불 스님은 동안거에 들어가는 신자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은 진리여서 캐면 캘수록 좋은 보물이 쏟아진다”며 정진을 당부했다.

동안거 프로그램 운영 선원 및 선발
서울안국선원02-732-0772
공생선원02-900-2448
길상사 길상선원02-3672-5945
구룡사02-575-7766
불광사 불광선원02-413-6060
조계종 중앙신도회02-733-7277
부산안국선원051-583-0993~4
고심정사051-464-0068
통도사 부산포교원시민선방051-816-2241
인천용화사 보살선원032-872-6061
충남계룡시 무상사국제선원042-841-6084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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