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디슨市 한인 세탁소집 아들 “직선 시장님 됐네”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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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덕분…”8일 미국 뉴저지 주 에디슨 시 시장으로 당선된 준 최(최준희·오른쪽) 후보가 어머니 홍정자 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에디슨=공종식  특파원
“어머니 덕분…”
8일 미국 뉴저지 주 에디슨 시 시장으로 당선된 준 최(최준희·오른쪽) 후보가 어머니 홍정자 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에디슨=공종식 특파원
8일 오후 9시 미국 뉴저지 주 에디슨 시 민주당 선거본부. 300여 명의 선거운동원이 손에 땀을 쥐면서 개표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민주당의 준 최(최준희·崔俊熙·34) 후보와 무소속 빌 스티븐스 후보가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

민주당 텃밭이라 당초 최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인구(10만 명)의 60%인 백인의 견제 심리가 작용하면서 예측이 힘들어졌다. 뉴저지 주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인 에디슨은 발명왕 에디슨이 살았던 도시. 아시아계는 35%.

오후 9시 45분. 갑자기 “준 초이, 준 초이…”라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 ‘세탁소집 아들’이 미국 본토 최초의 한인 직선 시장에 당선되는 순간이었다. 최 후보가 1만2126표, 스티븐스 후보가 1만1935표로 191표 차였다. 아슬아슬했다.

최 당선자는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세탁소집 아들. 육사 17기인 최상영(崔相英·65) 씨와 부인 홍정자(洪貞子·62) 씨는 세탁소를 운영하며 그를 키웠다.

그는 당선 직후 지지했던 사람들을 차례로 호명하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마지막으로 “엄마는 어디 있나요?”라고 외쳤다. 그는 홍 씨와 포옹을 하며 “부모님의 희생이 많았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최 당선자는 이어 “더는 백인, 아시아인이 중요하지 않다”며 화합을 호소했다. 미혼인 그는 내년 1월부터 4년 동안 시장으로 일한다. 그는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막강한 현직 시장을 눌러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뉴저지의 한 백인 라디오 진행자가 경선을 앞두고 “아시아인이 미국 정치를 좌우해선 안 된다”는 인종차별 발언을 할 정도였다.

그는 하와이 주 빅아일랜드 시장으로 있는 해리 김 씨에 이어 미국 전체로선 두 번째, 본토에서는 첫 한인 출신 직선 시장이 됐다. 매사추세츠공대(MIT) 항공우주공학 학사와 컬럼비아대 행정학 석사인 그는 200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빌 브래들리(뉴저지 주) 전 상원의원 진영에 합류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한편 이날 보스턴 시의원 선거에서는 샘 윤(35) 씨가 아시아 출신으로는 최초의 보스턴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에서도 패티 김(32) 씨가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에디슨=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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