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젠민 총장 “중-러 군사훈련 한반도 위협 의도없어”

  • 입력 2005년 8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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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있어야 중국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웃을 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25일 방한한 우젠민(吳建民·66·사진) 중국외교학원 총장은 이날 끝난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 군사훈련 ‘평화의 사명 2005’가 대만이나 한반도 등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외교학원은 1955년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가 외교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한 대학으로 지금까지 200여 명의 대사를 배출한 중국 외교의 산실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권인혁·權仁赫) 초청으로 방한한 우 총장은 주프랑스 대사, 주제네바 대사 등을 역임한 외교가의 원로. 그는 중국 제4세대 지도부의 외교정책이 아직은 ‘화평굴기(和平굴起·평화롭게 우뚝 일어섬)’가 아니라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온건파다.

그는 “이번 중-러 연합 훈련은 참가인원이 1만 명 이하로 큰 훈련은 아니었다”며 미국 일본 한국의 참관이 허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미국과 일본도 연합 훈련을 할 때 중국의 참관을 배제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점증하고 있는 ‘중국 위협론’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한 국가가 강해지면 주위에서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중국의 부상(浮上)은 동아시아의 발전이라는 배경 속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막 발전 단계에 들어선 중국으로서는 평화 없이는 발전도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600년 전 정화(鄭和)의 함대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고 멀리 아프리카까지 원정했지만 단 한 나라도 침공하지 않았듯이 평화는 중국 문화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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