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확장에 벼랑에 내몰린 신라 당간 지주

  • 입력 2005년 8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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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시대 사찰이었던 장의사(莊義寺) 터의 당간지주(보물 235호·서울 종로구 신영동 세검정초등학교 운동장 내·사진)가 인도 확장공사로 인해 축대 끝 바로 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상황에 처하게 돼 안전 논란이 일고 있다.

당간지주(幢竿支柱)는 당간(사찰의 위치나 각종 행사를 알리기 위해 사찰 입구에 세워놓는 깃발)을 세워두기 위한 버팀기둥.

논란은 종로구청이 당간지주 옆 축대 아래쪽 인도를 확장하면서 시작됐다. 당간지주 옆에는 3.5m 정도의 여유 공간이 있었으며 그 옆 축대(높이 약 4.5m) 아래가 인도였다.

그러나 폭이 채 1m도 되지 않는 인도를 넓히기 위해 축대를 깎아내면서 당간지주 옆의 여유 공간이 사라지게 됐다. 이 때문에 당간지주 보호 난간이 축대 모서리 부분과 거의 맞닿아 있는 상황이다.

문화재보존시민단체인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소장 황평우·黃平雨)는 “축대를 안쪽으로 깎아내면서 당간지주가 마치 벼랑 끝에 올라앉은 모습이 됐다”며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공사 중인 축대가 약화되면 당간지주가 무너져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은 “절개 부분은 철제 빔 등을 박아 단단히 보강해 안전하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며 두 달쯤 뒤에 당간지주 옆(확장된 인도의 윗부분)에 철근콘크리트 지붕처럼 슬래브를 만들어 안전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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