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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로… 국회로… 北 ‘대담한 행보’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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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로… 국회로… 北 ‘대담한 행보’ 의도는

입력 2005-08-17 03:05수정 2009-10-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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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의 북측 대표단이 16일 오전 정동영 통일부 장관(앞줄 왼쪽)의 안내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을 둘러보고 있다. 북측 인사의 국회 방문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김경제 기자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서울에 온 북측 대표단은 행사가 공식 폐막된 16일까지 남북 관계의 금기(禁忌)를 잇달아 깨는 등 종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선 남북의 교류와 협력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킨 것이라는 평가와 남측의 이념적 무장해제를 노린 고도의 대남(對南) 심리전술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달라진 북측의 행보=북측 대표단이 서울에서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 것은 냉전시대의 금기를 깬 파격이었다. 16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처음 방문한 것도 그동안 남측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아 온 북측으로선 또 다른 금기를 깬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대담한 행보는 기본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의 측근 중 한 명인 김기남(金基南·노동당 비서) 당국대표단장 등 북측 대표 6명은 17일 오전 청와대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오찬을 같이한다.

청와대 측은 김 단장이 특사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김 국방위원장의 친서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북측 대표단의 태도 변화가 대남 인식의 근본적인 전환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남쪽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에 둔 전술적 유연성을 발휘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은 “북측이 남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키고자 하는 진정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측이 남북 대치상황을 넘어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첫걸음을 뗀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북측의 행보를 더욱 치밀하고 정교해진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구본태(具本泰) 전 통일원 정책실장은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보는 북측의 국립묘지 참배는 전쟁 시 ‘미제의 총알받이’로 죽어간 남측 장병들을 추모한 것”이라며 “일종의 대남 이념전쟁 선포”라고 주장했다.

▽막후 대화=남북은 이번 행사의 이면에서 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측 김 대표단장과 승용차로 함께 이동하면서 자주 밀담을 나눴다. 또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임동옥(林東玉)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도 긴밀히 협의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정 장관과 북측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달 말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속개될 예정인 후속 4차 6자회담 대책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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