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무원 부부 살해용의자는 아들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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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주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퇴직공무원 부부 피살사건은 아들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광주 광산구 신창동 양모(60) 씨 부부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긴급체포한 양 씨의 아들(31)이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양 씨의 아들은 11일 오전 자신의 집 안방에서 양 씨가 “외박을 자주 하고 행실이 바르지 않다”며 꾸짖자 밖에 나가 술을 마신 뒤 돌아와 부모를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 씨 아들은 범행 뒤 둔기와 피 묻은 옷 등을 인근 저수지와 다리 밑에 버리고 PC방에서 놀다가 다음 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여동생 부부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태연히 부모의 상을 치렀다.

경찰은 사건발생 현장에 외부 침입 흔적이나 도난품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사건 전후 행적이 의심스러운 양 씨의 아들을 추궁해 이날 오후 자백을 받아낸 뒤 피 묻은 옷 등 증거품을 수거했다.

경찰은 아버지 양 씨가 최근 아들의 신용카드 빚을 갚아주고 카드를 회수한 점 등으로 미뤄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양 씨 아들에 대해 16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올해 6월 구청 과장을 끝으로 퇴직한 양 씨와 아내는 11일 오전 11시 반경 자신의 집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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