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광위가 꼬집은 ‘방송위 2004 기금운용’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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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盧成大)가 지난해 방송발전기금으로 지상파 TV와 케이블 채널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면서 지상파에 케이블보다 편당 25배나 많은 비용을 주는 등 형평에 어긋나게 기금을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방송 모니터링’ 등의 명목으로 특정 시민단체를 편중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작성한 ‘2004 회계연도 방송위원회 결산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위가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제작 지원과 관련해 KBS의 ‘열린채널’에는 편당 755만 원을 지원했지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지역·공공채널 프로그램에는 방송 채택료 명목으로 25분의 1에 불과한 30만 원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지상파의 시청률이 높기 때문에 편당 지원액을 많이 책정했다고 하지만 지원액 차이가 큰 것은 매체의 균형 발전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위는 또 지난해 시청자단체 활동 명목으로 총 43개 시민단체에 8억100만 원을 지원하면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에 가장 많은 9800만 원을 지원했다. 이는 단체 평균 지원액 1860여만 원의 5배가 넘는 액수.

문광위 보고서는 “43개 단체의 55개 사업을 지원했는데 특정 단체가 8개 사업에 9800만 원을 지원받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송위 김양하(金량夏) 공보실장은 “시청자단체 지원금은 언론 관련 시민단체에서 먼저 요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지급하게 된다”며 “적극적으로 요청한 시민단체가 그만큼 지원금도 많이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송위는 당초 시청자들이 직접 제작하거나 시민 참여로 이뤄진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재단법인 시민방송에 대해서도 18억 원을 지원했지만 정작 시민이 제작한 프로그램은 전체의 절반(900편)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EBS(교육방송)가 수신료, 광고 및 자체 사업 수입으로 지난해 당초 예산상 잉여금(106억 원)보다 73억 원이 많은 179억 원의 흑자를 낸 것에 비춰볼 때 방송위가 170억 원을 보조한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아리랑TV가 제주도에서 실시 중인 ‘영어 FM라디오 방송’에도 방송위는 47억 원을 지원했지만 외국인이 많이 찾는 간선도로에서조차 방송 청취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업성과가 극히 부진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방송위의 공익방송 지원 현황 (단위:원)
-2004년2005년(예산)
교육방송(EBS)170억173억6800만
아리랑TV218억222억9500만
국악방송11억22억2900만
시민방송18억18억
국회방송25억9100만57억600만
442억9100만479억5800만
자료: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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