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체험학습 숙제 빨리 끝내고 놀아요

  • 입력 2005년 7월 2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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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20세기로의 여행-피카소에서 백남준으로’전에서 몬드리안의 ‘회화 Ⅲ:타원형 구성’을 감상하고 있다.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방법은 그림을 단순하게 보는 것이다. 사진 제공 덕수궁미술관
초등학생들이 ‘20세기로의 여행-피카소에서 백남준으로’전에서 몬드리안의 ‘회화 Ⅲ:타원형 구성’을 감상하고 있다.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방법은 그림을 단순하게 보는 것이다. 사진 제공 덕수궁미술관
《노는 것이 마냥 즐겁다가도 문득 방학숙제가 걱정된다. 체험학습을 강조하다보니 이를 정리하는 보고서 작성이 숙제목록에 꼭 들어있다. 초등생 자녀가 즐겁게 체험하고 힘들이지 않고 보고서를 쓸 수 있는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한다.》

▼미술관 체험 보고서▼

덕수궁미술관은 30일부터 초등생 관람객 중 선착순으로 1만 명에게 ‘체험학습 보고서’ 교재를 나눠준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는 ‘20세기로의 여행-피카소에서 백남준으로’전. 현대미술은 어른들도 어려워하지만 거장들의 작품만 모아 놓아 어린이들이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피카소, 브라크, 몬드리안, 칸딘스키, 잭슨 폴락,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백남준의 작품을 만나면 아이들은 미술교과서 같은 데서 많이 봤다고 소리 지를 것이다.

그때 슬쩍 보고서 교재를 펴보라고 권한다. 피카소의 ‘기타가 있는 정물’, 몬드리안의 ‘회화 Ⅲ:타원형 구성’….

교재는 피카소의 작품에서 숨어있는 그림들을 찾아보라고 한다. 몬드리안의 작품에서는 무엇을 단순화해 그린 것일까 묻는다. 교재에 나와 있는 대로 하다보면 어느새 작품감상에 푹 빠져있을 터.

이때 부모는 피카소가 소재를 평면적으로 해체하여 표현한 입체파 작가이고 몬드리안이 주로 ‘나무’를 소재로 기하학적 추상작품을 그렸다고 설명한다.

또 잭슨 폴락의 ‘북두칠성의 반영’을 보면서 이 화가가 캔버스를 바닥에 눕혀 물감을 뿌리고 흘리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하면 아이의 눈은 휘둥그레질 것이다. 내가 물감 가지고 장난치는 거랑 똑같잖아 하면서.

그럼 부모도 미리 공부해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다. 미술관이 따로 ‘학부모용지침서’를 나눠주기 때문이다. 미술관에서 지켜야할 관람예절까지 나와 있다.

보고서 교재나 지침서에 나와 있지 않은 작품에 대한 감상보고서를 쓰고 싶다면 공식홈페이지(www.deoksugung.com)에서 이미지를 출력해 보고서에 붙이면 된다. 8월 15일까지. 02-2022-0600

과학실험 책 ‘비룡소 홈 사이언스’에 나오는 실험사례. 무게중심을 잘 잡아주면 동전을 끼운 포크 두 개가 컵 옆에 떠 있게 된다(왼쪽). 무거운 공기가 신문지를 위에서 누르고 있기 때문에 나무젓가락을 내려쳐도 신문지가 위로 들썩이지 않고 나무젓가락이 부러진다. 전영한 기자

▼과학탐구 보고서▼

어린이전문출판사 비룡소는 집에서 직접 실험해보고 그 결과를 적어 방학과제물로 제출할 수 있도록 과학실험 책 ‘비룡소 홈 사이언스’ 시리즈 다섯 권을 최근 출간했다.

책을 펼쳐보면 오른쪽 페이지는 실험에 관한 사진이 실려 있고 왼쪽 페이지에 실험을 위한 준비물과 실험방법, 그 결과가 소개된다.

부엌에서 쓰는 체, 프라이팬 뚜껑, 알루미늄 캔, 손잡이가 달린 컵, 고무풍선, 동전 등 집에 있는 재료들로 실험한다. 그 방법도 자녀가 혼자, 혹은 조금만 부모가 거들어주면 해 볼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이다.

재료와 실험방법이 간단하다고 결과까지 ‘시시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험을 하다보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현상들의 원리가 머릿속에 쏙 들어온다.

나일론 스타킹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물이 든 컵을 꽉 막은 뒤 컵을 거꾸로 들면 스타킹망사구멍으로 물이 새어나오지 않는다. 물분자가 자기들끼리 서로 단단히 엉겨 붙기 때문이다. 텐트에 비가 세지 않는 것도 같은 원리다.

동전을 두 개의 포크 사이에 끼워 유리컵 가장자리에 아주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 동전을 끼운 포크 두 개가 컵 옆에 떠 있다. 마술처럼 놀랍고 신기하다. 이것은 포크와 동전으로 만든 구조물의 무게중심이 유리컵 가장자리에 걸쳐놓은 동전의 바로 그 작은 부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초등 4학년 자녀가 1학기 과학시간에 배운 ‘수평잡기’를 떠올린다면 크게 칭찬해줘도 될 것 같다. 딱딱한 병이 달걀을 꿀꺽 삼키는 실험은 2학기 ‘열에 의한 물체의 부피변화’를 예습하는 셈이다.

이같이 각권에는 초등 과학 교과서에 나온 실험이 많이 들어있어 참고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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