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재고 주장=정 총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중문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30회 최고경영자(CEO)대학’에서 “우리나라 고교 교육은 하향 평준화로 가고 있으므로 고교 평준화 제도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족사관고, 과학고, 대원외국어고에서 미국 아이비리그(동부 명문대)에 학생을 많이 진학시키고 있지만 그렇게 유학 간 사람들이 유명해진 경우는 드물다”며 “외우기에 급급한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영식(吳泳食) 열린우리당 원내 부대표는 “정 총장의 언급은 성급하고 경솔한 태도이며, 정부의 공교육 체계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보여 학부모들에게 불안감을 준다”고 말했다.
▽자율성 침해 비판=국교련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학개혁 정책은 경쟁 지상주의로 일관해 재정 지원을 담보로 자율적 개혁을 억제하고 반강제적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교련은 “국립대 총장 선거를 선관위에 위탁하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원상 복구하는 법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8월 중 헌법소원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교수협의회(회장 장호완·張浩完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8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부 정치인은 공교육의 황폐화를 특정 대학에 전가하면서 인기에 영합하는 발언으로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정부는 대학 자율을 명문화한 헌법정신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교수협의회는 이어 “일부 정치인은 선동적 파괴적 용어로 혼란을 부추길 줄만 알았지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절망감을 느낀다”며 “탈(脫)헌법적 사고를 갖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일부 정치인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야말로 참여정부의 도덕성 확보와 정치적 악습의 혁신을 위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귀포=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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