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동거와 이혼 급증

  • 입력 2005년 7월 13일 17시 45분


코멘트
북한에도 동거와 이혼이 급증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한국과 일본의 북한인권단체들이 공개한 북한 내부 '학습제강(당원·근로자 학습교재)'에는 그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고뇌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학습제강은 '결혼식도 하지 않고 살거나 이혼을 제멋대로 하는 현상'을 '우리 내부에 이색적인 생활풍조를 유포시키기 위한 적들의 책동'으로 규정하고 이를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적들의 책동을 막지 못하면 내부가 사상적으로 변질돼 사회주의를 고수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북한에서 동거와 이혼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급증했다.

식량난이 들이닥친 뒤 가정이 먼저 해체되기 시작한 것. 대개 무능한 남편을 버리고 떠나는 아내들이 많았다. 북한은 이혼 절차는 까다롭기 때문에 집을 떠난 뒤 장사를 하는 과정에 만난 '능력이 맞는 사람끼리' 결혼등록을 하지 않고 동거하는 현상도 늘고 있다.

학습제강은 또 △퇴폐 녹화물을 보고 술판을 벌이는 것 △머리를 길게 기르거나 괴상하게 하고 다니는 것 △식당 같은 봉사시설에 칸막이를 하고 조명을 어두침침하게 하는 것 등을 적들의 책동에 말려든 현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불순출판선전물'을 몰래 보는 현상을 반역행위로 규정하고 연좌제(連坐制) 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