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高校교장이 시험지 빼내…문제-정답 학부모에 전달

  • 입력 2005년 7월 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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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사립고 교장이 1년 동안 전 과목 시험지와 정답지를 빼내 학부모회 임원에게 넘겨줬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오해균·吳海均)는 7일 학교 시험지와 정답지를 빼돌려 학부모에게 전달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강동구 D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김모(60) 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시험지를 전달받은 학부모 이모(46·여) 씨를 구속기소하고 시험지와 정답지를 김 씨에게 전달한 등사실 직원 전모(57)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12과목의 시험지와 정답이 적힌 문항분석표를 복사해 김모(17) 군의 어머니 이 씨에게 전달한 혐의다.

김 씨는 학부모회 임원인 이 씨가 “아들의 성적이 저조하니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시험지 유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군의 성적은 시험지 유출 전인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 때 전교 330등이었다가 지난해 2학기 기말고사 때 전교 40등까지 올라갔다.

1년간 계속된 시험지 유출은 5월 중간고사 때 들통 났다. 사회문화 과목 교사가 문항분석표의 서술형 문제 정답란에 “이유가 정당하면 정답을 주라”고 채점기준을 썼는데 김 군이 이를 정답으로 착각해 답안지에 그대로 적은 것.

시험지 유출을 확신한 교사들이 시 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자 김 씨는 5월 중순 건강을 이유로 사표를 냈다.

검찰은 김 씨의 통장에 의심스러운 돈이 입금된 흔적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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