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업 10 이렇게 뚫는다]<5>롯데쇼핑

  • 입력 2005년 7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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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신입사원들이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 교육을 받고 있다. POS는 백화점과 할인점 계산대에서 매장 직원들이 카드를 받거나 할때 사용하는 매출 관리시스템이다. 신입사원들은 입사하자마자 이 POS 사용법부터 배운다. 사진 제공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신입사원들이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 교육을 받고 있다. POS는 백화점과 할인점 계산대에서 매장 직원들이 카드를 받거나 할때 사용하는 매출 관리시스템이다. 신입사원들은 입사하자마자 이 POS 사용법부터 배운다. 사진 제공 롯데쇼핑
1979년 1호점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열린 ‘롯데쇼핑 신화’.

롯데쇼핑은 이제 롯데백화점 22개와 할인점인 롯데마트 40개를 거느린 ‘유통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6200억 원에 이른다.

○ 어떻게 뽑나

롯데쇼핑의 채용기준은 국내외 4년제 대학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로 나이제한은 없다.

신입사원 모집은 상반기(5월)와 하반기(11월) 2회에 걸친 그룹 공개채용 때 함께 이뤄지며 모집 공고는 롯데채용 홈페이지(http://job.lotte.co.kr)를 통해 이뤄진다.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온라인 접수만 하며 지원서 형태의 개별 지원은 받지 않는다.

서류전형에서는 학교 성적과 기타 자격증, 외국어 성적, 봉사활동 경력 등이 중요시된다. 필기시험은 없다.

롯데백화점 인사팀의 장수현 팀장은 “과거엔 직무적성검사가 있었지만 업무와 관련해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필기시험을 안 보고 있다. 대신 서류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최근에는 패션, 식품 전공자나 어학이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채용의 대상은 일반관리직과 영업관리직, 매장관리직으로 나뉜다.

롯데쇼핑은 단일법인이지만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독립된 사업운영을 한다. 공채할 때에도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구분해 지원을 받으며 면접도 각각 진행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롯데백화점이 7조6000억 원, 롯데마트가 2조7000억 원이었다.

롯데백화점은 전반기에 38명을 뽑았고 롯데마트는 86명을 뽑았다. 후반기에는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각각 50명, 100명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가 더 많이 뽑는 것은 점포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채용절차는

서류전형-1차 면접-2차 면접-신체검사의 4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롯데쇼핑 입사에선 1차 면접이 합격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1차 면접에서는 팀장 등 실무진으로 구성된 3명의 면접관과 3번에 걸친 일대일 개별 면접을 받는다. 각각의 면접관과 10∼15분씩 총 40분 안팎의 면접시험이 진행된다.

면접에서는 유통업체의 특성상 고객 서비스나 패션관련 질문을 자주 던진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고객이 일주일 전 구입한 블라우스를 들고 매장에 찾아와 실밥이 나갔다며 환불을 요구한다. 제품의 하자가 아니라 고객의 실수로 벌어진 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처리하겠느냐?”

“최근 남성패션에서는 메트로섹슈얼 열풍이 불고 있는데 어떤 마케팅과 상품전략으로 고객을 감동시키겠는가?”

지원자는 세련된 매너와 긍정적인 사고, 변화를 추구하는 창의력, 도전정신 등을 염두에 두고 논리 있게 대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차 면접은 임직원 면접으로 이뤄진다.

○ 롯데가 원하는 인재상은

롯데백화점의 경영지원부문장인 정기석 전무는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직장에서의 우등생일 수는 없다”며 조직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전무는 “자신의 개성이나 주장보다는 조직이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알고 따르는 겸허한 사람들이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한다”며 “때로는 귀찮고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하겠다’고 도전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결국 목표를 달성하고 기업을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의 인재상은 창조적인 마인드로 끊임없이 업무를 개선해 나가는 개혁자”라고 강조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롯데백화점 남성매입팀 이주령 씨▼

올해 1월 입사해 롯데백화점 남성매입팀에서 근무하는 신입사원 이주령(24·사진) 씨.

그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내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남성복 매장으로 달려간다.

백화점에서 자체 개발한 브랜드 제품이 전날 얼마나 팔렸는지, 어느 제품이 인기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매장 직원들에게 물어 고객들의 반응까지 꼼꼼히 체크한다.

이 씨가 하는 일은 남성복의 프라이빗 브랜드(PB) 개발 관련 업무. 국내 인지도는 낮지만 제품의 질은 좋은 외국 제품을 들여와 백화점만의 자체 브랜드로 개발하는 일이다.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헤르본셔츠, 라비아트 바지·셔츠가 이런 자체 개발 브랜드.

아직은 ‘졸병’이라 해외 출장을 못나가고 있지만 외국에 나가 시장조사를 하고 물건 발주와 구매를 하는 것도 그가 앞으로 맡게 될 업무 가운데 하나다.

의상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이 씨는 현재 맡고 있는 일을 120% 만족스러워 한다.

“입사하자마자 이쪽 파트를 지원했어요. 평소 브랜드와 시장조사, 패션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해외로 나갈 기회도 많아 제가 가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어학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삼성물산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터키 이스탄불에서 ‘외국인국제학교’를 다녔기 때문. 토익시험에서는 975점(만점 990점)을 받았고 프랑스어도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어학은 자신 있었기 때문에 남들이 영어공부할 시간에 난 친구들과 면접 스터디를 만들어 취업정보를 교환했습니다.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었던 거죠.”

이 씨는 구직자들의 바이블 격인 취업정보 카페 ‘취업뽀개기(cafe.daum.net.breakjob)’에도 가입해 취업을 대비했다고.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확히 알고 미리미리 대비하면 누구든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MISSION ‘롯데百 마라톤’▼

‘인사하기 같은 서비스 체험의 흔적(사진)을 남겨 오기.’

‘방문점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베스트 포즈로 팀 전원 사진 찍기.’

‘방문을 인정하는 각 점포의 인사담당자 확인 받기.’

‘타사 백화점 2개 점 이상 필수 방문해 흔적을 남겨 오기.’

‘타 백화점과 비교해 개선점을 모색해 발표하기.’

이상은 롯데쇼핑 신입사원들이 ‘롯데백화점 마라톤’을 통해 수행해야 하는 5가지 미션이다.

‘롯데백화점 마라톤’은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 가운데 하나. 제한된 7시간 안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 영업 중인 12개 백화점 가운데 최대한 많은 점포를 방문해 주어진 임무를 마쳐야 하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롯데 인재개발원을 기준으로 거리가 가까운 영등포점은 5점, 가장 먼 분당점은 30점이 배점되는 등 12개 점포의 점수가 거리에 비례해 다르게 책정돼 있다.

5, 6명으로 구성된 한 조는 나름대로의 전략을 세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점포를 둘러봐야 한다. 다른 회사의 점포를 2군데 이상 둘러보는 것도 필수. 1등으로 도착한 조 이후부터는 3점씩 점수를 깎기 때문에 다른 조와 차별된 전략을 세워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롯데쇼핑은 “마라톤 프로그램은 롯데백화점의 사업영역과 규모를 미리 둘러봄으로써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팀원 간의 협동심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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