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일제가 멋대로 만든 地名 고치자

  • 입력 2005년 7월 2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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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내의 지명이나 도로 명 가운데 여기저기서 갖다 붙이는 바람에 오류인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인천시가 최근 또 하나의 지명을 잘못 붙여 시민들을 아연케 한다. 바다를 매립해 조성 중인 송도 경제자유구역(송도국제도시)의 법정동 명칭이 ‘송도동(松島洞)’으로 정해졌다.

송도라는 명칭은 일제의 억지가 망령처럼 되살아나는 것이다.

일제가 멋대로 인천의 행정 구역을 바꾸면서 먼어금 일대를 고쳐 부른 이름이 송도다. 먼어금은 ‘가도 가도 끝닿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담은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이런 이름이 사라지고 일제가 남긴 동 명칭을 익숙한 대로 따라 불러왔다.

먼어금 일대는 애초부터 송도라는 섬이 없었거니와, 설혹 어떤 섬이 있었다 해도 새로 매립해서 만든 육지가 어떻게 해서 송도라는 섬이 될 수 있는가. 역사적으로도 맞지 않고 논리로 따져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시는 ‘송도동’이 지역 여론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내 책임 아니요’라고 발뺌하고 있는 것이다. 별다른 자각 없이 쓰고 있는 ‘송도역’ ‘송도유원지’ 등의 지칭에 그대로 젖어버린 탓인지,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송도동! 이것은 한 마디로 행정 당국의 무지의 소치다. 이름이 내포하고 있는 한국인, 인천인의 독특한 철학, 전통, 자긍심, 애향심 같은 것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식으로 동북아 경제 중심 도시가 과연 건설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김윤식 인천문협지회장 eo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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