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 운동’ 최일도 목사, 목회리스트에 지역선교활동 추가

  • 입력 2005년 7월 1일 0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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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 설곡산에서 4박 5일간의 영성수련을 지도하고 돌아온 다일교회 담임 최일도(48·사진) 목사의 설교는 나지막하면서도 힘찼다. 지난 일요일 낮 경기 남양주시 도농동 부영프라자 7층 다일교회. 최 목사가 ‘비전의 축복’을 주제로 설교했다. “우리는 대광고(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교실과 강당을 빌려 쓰다 1년 전 이곳 남양주로 이사 왔습니다. 우리가 이곳으로 온 목적은 교회다운 교회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뜻에서였습니다. 구약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여호수아의 인도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듯이 우리도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것을 믿습니다.”》

국민적 지원을 끌어내 밥 못 먹는 자에게 밥을 먹여주고 아픈 사람들을 무료 진료해주는 일을 해온 최 목사가 이제 지역사회를 섬기는 지역선교활동을 그의 목회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날 예배 후 만난 최 목사는 남양주에 육아시설과 문화시설 등을 두루 갖춘 다목적용 ‘다일 비전센터’를 세워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을 떠나 남양주로 온 것도 이곳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복지관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주일 3부 예배에 출석하는 다일교회 교인 수는 800여 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서울 청량리에서 노숙자들에게 밥을 퍼주는 ‘나눔의 집’과 아무도 돌보지 않는 사람들을 무료 치료해주는 ‘다일 천사병원’ 등에서 봉사하고 있다.

최 목사는 “우리 안에 ‘섬기는 영’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성수련 없는 봉사는 생명이 짧고 오래가지 못한다”며 “나사렛 예수의 영성도 ‘활동하는 영성’이라는 점에서 아마 이와 비슷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영성수련은 가정의 행복 복원 과정”

경기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에 있는 다일자연치유센터.

최 목사는 6년 전인 1999년 가평군 설악면 묵안리에 다일영성생활수련원을 세웠다가 3년 전 근처 설곡리에 다시 다일자연치유센터를 건립해 영성수련 프로그램을 지도해오고 있다. 다일공동체의 영성수련은 내적 침묵을 지키면서 추억과 명상에 잠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모든 언어활동을 멈추고 마음을 정화시켜가는 과정이다. 흩어진 자아를 모은 뒤 침묵의 절정에서 하나님을 만나 대화하고 일치의 관계로 들어선다. 1∼3단계의 영성수련을 거친 사람이 지금까지 7000여 명에 이른다. 교인들도 80%가량이 1단계 수련을 거쳤다.

최 목사는 “‘밥만 퍼서는’ 마음 치료를 할 수 없어 정신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영성수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형제, 부모, 자매가 서로 화합하고 진정한 가족을 이뤄야 걸인이나 부랑인이 안 생긴다는 것이다.

“이혼하려고 했던 부부가 울면서 서로 고백하고 용서한 뒤 화해하고 재결합하는 경우가 수백 건 됩니다. 한국사회의 위기는 가정 해체로 나타나는데 영성수련은 무엇보다 가정의 행복을 복원해주는 셈이죠.”

○ “우리 사회는 아직도 희망이 있습니다”

올해는 그가 저서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일명 ‘밥퍼’)을 펴낸 지 10주년이 되는 해. 그는 이를 기념해 ‘밥퍼’ 발간 이후 10년간 일어난 놀라운 일들을 기록한 책을 조만간 펴낼 계획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은지 다 기록할 겁니다. 천사병원과 나눔의 집이 전 국민의 모금과 봉사로 17년째 굴러가고 있는 걸 보면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얘기죠.”

▽다일자연치유센터의 7, 8월 수련일정=7월 26∼30일(1단계), 8월 10∼14일(〃), 8월 23∼27일(〃), 8월 2∼6일(2단계). 문의 031-568-6004, www.dail.org

남양주=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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