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색다른 체험학습]국내체험, 놀이에서 배움으로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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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하나가 되어 달려보자.' 집중력, 담력, 유연성을 키울 수 있는 승마.
'말과 하나가 되어 달려보자.' 집중력, 담력, 유연성을 키울 수 있는 승마.
“나들이로 끝나는 일일 프로그램 대신 깊이 있는 역사 공부를 하게 도와주고 싶어요.”

장문경(39·서울 서초구 반포동)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초등 3학년인 아들 종의(10) 군을 ‘한국역사문화학교’의 역사탐험대에 보낸다.

역사탐험대는 초등생 10여 명이 그룹을 만들어 1년 동안 암사동 유적지, 중원 고구려비, 무령왕릉 등 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역사적 장소를 탐방하는 프로그램.

장 씨는 “시대별로 다니기 때문에 역사의 줄기를 잡을 수 있다”며 “아이가 ‘다음은 고구려 시대죠’라며 책을 찾아 읽을 정도로 기다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수박 겉핥기식 체험학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내용이 알차면서 깊이도 있는 고급 체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실속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 역사탐방 등 테마체험 인기

단기간에 공부하기 힘든 역사는 방학을 이용하거나 한 달에 한 번씩 시대별로 견학을 떠나는 테마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한국역사문화학교’는 역사탐험대 외에 초중학생용 여름방학 프로그램으로 7월 28∼30일 충남 공주시를 탐방하는 ‘백제 역사학교’, 8월 2∼4일 경북 경주시에 가는 ‘신라 역사학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역사탐험대는 1년에 20만∼40만 원 선이며 여름 역사학교는 12만∼14만 원.

‘파랑새열린학교’는 학생들이 경주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1주일간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페달로 읽는 신라역사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이 대상이며 8월 7∼12일 천마총, 분황사지, 김유신 묘, 경주박물관 등 신라 역사를 체계적으로 견학한다. 참가비 30만 원.

○ 전문화된 자연과학 공부

공원이나 박물관에 가는 정도였던 예전의 자연과학체험 프로그램과는 달리 요즘은 체험학습도 영역별로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싸이언스 스쿨’은 7월 28∼30일 초등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제주에서 자연탐사 캠프를 갖는다.

학생들은 제주 해안의 생물을 채집해 해부하고 화산 분화구를 찾아 지질과 암석을 연구하면서 제주의 자연환경을 학습하게 된다. 초등생은 26만 원, 성인은 30만 원.

평소 생물이나 동물에 관심이 많은 자녀라면 ‘과학을 찾는 사람들’이 준비한 바이오사이언스 캠프에서 직접 동물 해부도 경험해 볼 수 있다.

닭이나 토끼 해부를 통해 인체도 이해하고 미생물 배양, 혈액 관찰과 혈액형 판별 등 다양한 생명과학 실험과 이론을 배운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7월 27∼29일 진행되며 참가비는 23만 원.

전국을 일주하면서 과학 관련 명소를 탐방하는 ‘파랑새열린학교’의 과학탐험캠프는 8월 8일부터 5일간 정유산업, 월성원자력발전소, 광양제철소, 대덕연구단지 등을 견학하면서 첨단산업과 과학 연구를 살펴볼 수 있다. 초등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신청 가능하다. 교육비 25만 원.

○ 나만의 스포츠 배우기

"바다 속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요" 스킨스쿠버를 배우는 어린이 다이버들

스포츠를 좋아하는 자녀라면 남들과는 다른 특기를 하나쯤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체험학습 전문기관인 ‘핵교’는 전문 체육지도사에게 스쿠버 다이빙, 수상스키를 배우는 레포츠 캠프를 운영한다.

스쿠버 다이빙 프로그램은 장비 조립부터 해체, 실제 바다체험까지 지도받게 되며 지속적으로 신청하면 수준별로 교육받을 수 있다.

초등학생 이상 10명부터 신청이 가능하고 인원에 따라 2일 코스인 스쿠버 다이빙은 20만∼25만 원, 1일 코스인 수상스키는 5만 원.

농구를 좋아하는 자녀가 있다면 ‘모든학교’의 SBS 여름농구캠프를 눈여겨볼 만하다.

참가자는 SBS 스타즈 프로농구단과 보광휘닉스파크에서 7월 25일부터 27일까지 함께 생활하면서 체계적인 농구 이론과 실전을 배운다. 14만5000원.

경기 양주시 승마체험장에서 진행되는 승마체험 프로그램은 직접 말을 타는 법을 배우면서 신체의 유연성과 정신력을 기를 수 있다. 1회 참가비 4만5000원.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체험학습 관련 업체
업체소재지홈페이지연락처
파랑새열린학교서울 종로구 행촌동www.openschool21.co.kr02-737-3717
핵교서울 동작구 흑석동www.haekkyo.com02-823-2009
모든학교서울 강남구 도곡동www.schoolall.com02-577-3856
한국역사문화학교서울 종로구 내자동www.koreaschool.co.kr02-730-4796
친구어린이 여행학교서울 종로구 인사동www.chinguschool.com02-737-3002
고구려연구회서울 마포구 동교동www.koguryo.org02-337-1661
한국청소년국토순례단서울 송파구 가락동www.countrytour.or.kr02-2043-7400
과학을 찾는 사람들서울 강남구 대치동www.ezlab.co.kr02-538-0217
꿈나무미래학교서울 중구 을지로www.miraeschool.com02-2277-9181
싸이언스 스쿨대구 당서구 장기동www.scienceschool.info053-544-5543

▼체험학습 선택-지도 어떻게…▼

“학교 공부와는 달리 체험학습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지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김우연(37·서울 서초구 잠원동) 씨는 “아이가 체험학습을 다녀온 뒤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고 할 때는 속상하다”며 “효율적인 체험학습 방법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학교수업과 연계하라=제7차 교육과정은 교과 체험학습을 강조한다. 체험학습을 준비할 때는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계획을 짜면 효과적이다.

‘핵교’의 여은희 대표는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밖에서 배우는 체험이 서로 연결되면 아이들이 학교수업에 더 흥미를 갖는다”며 “관찰, 실험, 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인솔자의 전문성을 살펴라=전문화된 고가의 체험학습일수록 부모가 세심하게 따져봐야 실수가 없다.

방학 중에만 활동하는 단체가 의외로 많다. 학기 중에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안전관리는 철저한지, 학생당 지도자 수가 몇 명인지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가 인솔하는지도 중요하다.

한국역사문화학교의 정준영 소장은 “같은 신라역사 프로그램이라도 인솔 교사의 수준에 따라 배우는 내용이 천차만별”이라며 “역사학을 전공한 교사가 있는지, 아이 수준에 맞게 체계화된 프로그램이 있는지 따져보라”고 말했다.

▽아이에게 맡겨라=‘파랑새열린학교’의 고은정 역사문화강사는 “대부분 어머니 혼자 프로그램을 결정하지만 아이가 관심 없으면 효과도 높지 않다”며 “본인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능동적인 체험이 되도록 하라”고 말했다.

또 장기간의 체험을 신청했을 경우 아이가 미리 체력관리를 하도록 지도한다.

고 강사는 “몸이 약한 학생이나 초등 저학년은 3일 이상의 캠프는 힘들어 한다”며 “체험학습을 떠나기 전에 줄넘기, 달리기 등을 통해 꾸준히 체력단련을 해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체험학습 기록을 남기자=자녀와 함께 사전계획과 체험내용, 다녀와서 느낌이나 결과를 기록하는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자.

현장에 나가기 전 스스로 자료를 찾아본 뒤 현장에서 확인하고 돌아와서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모든학교’ 김정주 박사는 “포트폴리오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사전계획서, 현장에서 얻은 팸플릿, 사진, 수집품 등을 붙이고 느낌을 간단히 정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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