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07>白(흰 백)

  • 입력 2005년 5월 30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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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의 자원도 의견이 분분하여, 이것이 껍질을 벗긴 쌀, 태양(日·일)이 뜰 때 비치는 햇빛, 엄지손가락 그림 등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마지막 견해가 가장 통용되고 있다.

엄지손가락은 손가락 중에서 가장 큰 ‘첫 번째’ 손가락이다. 그래서 白의 원래의미는 ‘첫째’나 ‘맏이’로 추정되며, ‘맏이’의 상징에서 ‘가깝다’의 뜻이 나왔을 것이다. 이후 白은 告白(고백)처럼 속에 있는 것을 숨김없이 ‘말하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는데, 그것은 祝(빌 축)에서처럼 ‘맏이(兄·형)’가 천지신명께 드리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白은 속의 것을 숨기지 않고 죄다 밝힌다는 뜻에서 ‘潔白(결백)’과 ‘희다’의 뜻이 나왔고, 그러자 원래 뜻은 人(사람 인)을 더한 伯(맏 백)으로 분화했다.

먼저, ‘가깝다’는 뜻으로 쓰인 경우로, 泊(배 댈 박)은 물(水·수)에서 배를 육지 ‘가까이(白)’ 대도록 하는 것을, 迫(다그칠 박)은 가까이(白) 가도록(착·착) 다그침을 말한다.

둘째, ‘말하다’의 뜻으로 쓰인 경우로, 皐(부르는 소리 고)는 수확한 곡물을 신에게 바치면서(2·도) ‘축원하는(白)’ 것을, 拍(칠 박)은 ‘소리가 나도록(白)’ 손(手·수)으로 치는 동작을 말한다.

셋째, ‘희다’의 뜻으로 쓰인 경우로, 帛(비단 백)은 무늬나 색깔을 넣지 않은 ‘흰(白)’ 비단을, 파(두려워 할 파)는 얼굴이 창백해질(白) 정도로 ‘두려운’ 심리상태(心·심)를, 파(머리띠 파)는 색깔이 들지 않은(白) 수건(巾·건)을, 粕(지게미 박)은 껍질을 벗겨낸 쌀(米·미)의 ‘흰(白) 속살’을 말한다. 또 柏(나무이름 백)은 속이 흰색을 띠는 나무(木·목)를, 박(금박 박)은 쇠(金·금)의 표면이 빛나도록 백금이나 은으로 덧씌움을 말한다.

하지만 習(익힐 습)은 오랜 세월(日) 동안 끝없이 날갯짓(羽·우)을 반복함을, 皆(다 개)는 코(自·자)를 나란히 하여(比·비) 함께 숨 쉼을, 皇(임금 황)은 관의 화려한 장식을 그린 것으로, 모두 白과는 관계없는 글자들이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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