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구성원 모두가 만족… 대구한의大특별한 구조조정

  • 입력 2005년 5월 27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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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구조개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대구한의대의 구조조정 모델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2차 구조조정 계획을 26일 발표했다. 2003년 2월의 1차 구조조정에 이어 두 번째인 이 계획의 핵심은 한방특성화와 웰빙복지 분야의 특화. 여기다 문화 컨텐츠와 정보 및 경영 분야를 축으로 삼아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한방산업대학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웰빙복지대학을 신설하는 한편 모바일컨텐츠학부, 영상문화학부, 실용미술학부, 리조트개발학과 등을 새로 설치키로 했다.

대구한의대의 구조조정은 교직원을 줄이거나 급여를 삭감하는 기존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이 대학이 2003년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학내 구성원들이 적극 참여한 가운데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2003년 5월 교명을 경산대에서 대구한의대로 바꾼 것을 계기로 대학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교직원과 학생 등이 합심한 결과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졌다.

1700여명인 신입생 모집 정원은 해마다 400여명 정도 미달됐으나 2003년을 분기점으로 충원율이 껑충 뛰었다. 현재 재학생은 6120명으로 수년 전(5000여명)보다 오히려 많아졌다.

교직원 270명(교수 156, 직원 114) 가운데 구조조정으로 학교를 떠난 것은 지난해 직원 6명이 명예퇴직을 한 것이 전부. 교수의 경우 학과 조정으로 지난해 7명이 교양학부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 대학 황병태(黃秉泰) 총장은 1년째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학교 발전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황 총장은 “학생들을 신랑 신부 모시듯 대우해야 학교에 생동감이 넘칠 수 있다”며 “두 번의 구조조정을 통해 대학을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구성원 사이에 뿌리내린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런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교수들의 호응도 높았다.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구조조정으로 학교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교수협의회 천인석(千仁錫·52·중국학과 교수) 의장은 “토론과 합의를 거친 구조조정인 만큼 학교를 살리기 위한 구성원들의 자신감이 매우 커졌다”며 “이제 학교발전 방향이 흔들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과제”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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