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쇼크’…美하원 줄기세포 증진법안 가결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코멘트
미국 하원은 24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경고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 연구를 증진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에서 찬성 238, 반대 194로 가결된 이 법안은 연방정부 예산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할 수 있는 배아의 수를 현재 국립보건원에 등록된 78개에서 8000개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탯줄의 혈액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세포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7900만 달러의 연방정부 예산 지원 법안을 대안으로 제출해 이날 통과시켰으나 줄기세포 연구 증진 법안의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

줄기세포 연구 증진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법안에 찬성한 하원의원의 수가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할 수 있는 재적의원 3분의 2(290명)에 크게 모자라 실제로 법안이 발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법안 지지자들은 부시 대통령이 제한한 줄기세포 연구를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고 불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부시 대통령은 표결에 앞서 “줄기세포 연구 증진 법안은 새로 태어날 생명을 파괴하도록 자극해 우리로 하여금 결정적인 윤리적 선을 넘어서도록 만들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연방예산으로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해도 좋다는 여론이 60%나 돼 부시 대통령이 실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월 하원에 제출된 뒤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줄기세포 연구 증진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것은 황우석(黃禹錫) 박사의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 연구 발표가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