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방북신청 정치권 극성…민간몫 편승 '편법'도

  • 입력 2005년 5월 26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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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6·15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다음 달 14∼17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공동행사에 참여하려는 유력 인사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간차원에서 공동행사를 관장하는 남측준비위원회(상임대표 백낙청·白樂晴 서울대 명예교수)는 방북 인원이 615명으로 제한됐지만 방북 희망자가 폭주하는 바람에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북측이 요구한 1차 명단 통보일(24일)을 넘긴 25일에도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지 못했다.

▽정치권은 방북 로비 중=의원 몫으로 20명이 할당됐으나 3배가 넘는 여야 의원이 방북을 신청해 결국 여야 간 물밑 접촉을 통해 △열린우리당 10명 △한나라당 7명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각 1명으로 의원방문단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열린우리당은 원혜영(元惠榮) 정책위의장과 장영달(張永達) 한명숙(韓明淑) 상임중앙위원, 신기남(辛基南) 김성곤(金星坤) 박기춘(朴起春) 박명광(朴明光) 유기홍(柳基洪) 유선호(柳宣浩) 임종석(任鍾晳) 최성(崔星) 의원 등이 방북 의원 명단에 올랐다.

이와는 별도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상임의장인 배기선(裵基善) 의원은 민화협 대표 자격으로 방북한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의원단 몫이 아닌 ‘기타 몫’으로 방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에선 남경필(南景弼) 김성조(金晟祚) 박계동(朴啓東) 원희룡(元喜龍) 정병국(鄭柄國) 박형준(朴亨埈) 정문헌(鄭文憲) 의원이 치열한 당내 경쟁을 뚫고 방북 의원단에 합류했다.

달랑 1자리를 배정받은 민주노동당의 의원들은 ‘노동계 몫’으로 방북하는 방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도 평양에 가고 싶다=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도 방북 신청 인원이 초과되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남측준비위원회 측은 방북 인원 선정의 명확한 원칙을 내놓지 않은 채 각 단체와 분야별 대표에게 선정을 일임해 방북을 희망하는 단체들이 내부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통일운동에 기여했고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단체나 개인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대원칙은 있지만 세부적인 인원선정의 원칙을 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공동행사 취재를 위한 기자들의 방북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방북 취재의 경우 통일부에 출입하는 기자들을 중심으로 공동취재단을 구성하지만 통일부에 출입하지 않는 스포츠지나 지방지들도 방북을 희망하고 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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