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보다 남는 장사’…北, 독도우표 南에 구매요청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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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일 새로 발행한 ‘독도의 생태환경’ 우표 세트. 최근 북한은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이 우표 세트의 한국 반입을 요청했다. 연합
북한이 5일 새로 발행한 ‘독도의 생태환경’ 우표 세트. 최근 북한은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이 우표 세트의 한국 반입을 요청했다. 연합
‘개성공단보다 우표장사가 돈벌이로는 낫다?’

북한이 16∼19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우리 측에 북한 ‘독도우표’의 반입 허용을 요청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회담 대표였던 김웅희(金雄熙)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회담운영부장은 “북한의 독도우표 반입 건은 공식 의제가 아니었지만 대표단끼리 환담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요청에 따라 통일부에서 독도우표 반입 불허 방침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주체’ 연호가 표기된 북한 우표가 북한 체제의 선전 수단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해 최근 한국 업체의 독도우표 반입 신청을 지난해에 이어 다시 불허했다.

북한의 이번 요청은 우표 판매가 개성공단보다 훨씬 수지맞는 장사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 독도우표 반입을 추진 중인 한국 업체는 우표 1세트에 2달러씩 200만 세트의 반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반입을 허용할 경우 북한은 우표 판매를 통해 400만 달러(약 40억 원)를 한번에 벌 수 있는 셈. 북한의 조선우표사는 5일 ‘독도의 생태환경’이라는 독도우표 세트를 새로 발행했다.

반면 현재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 2300여 명은 월평균 57.5∼60달러의 임금을 받고 있다. 북한의 예상 우표판매 수익은 개성공단 전체 북한 근로자의 약 2년 6개월치 임금에 해당한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원가가 거의 안 드는 우표의 수익이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개성공단의 수익보다 클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은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 등에서 간헐적으로 거래되는 북한의 독도우표는 1세트에 1만60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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