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국 정상과의 회담을 몇 시간 앞둔 일방적인 취소는 외교 관례상 전례가 거의 없는 일로 현지 외교소식통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한 중국 측의 불만 표시로 해석했다.
우 부총리는 일본 아이치(愛知) 현에서 열리고 있는 만국박람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으며 23일 오후 고이즈미 총리와 만나 양국 현안과 우호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일본 정부는 야스쿠니 문제로 중일 양국 정상 간의 상호 방문이 중단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우 부총리와의 회담을 관계 정상화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하지만 우 부총리는 이날 오전 일본 측에 “본국의 지시로 국내에 급한 일이 생겨 귀국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왜 회담이 중지됐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데 굳이 만날 필요는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야스쿠니 문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알려 왔다”고 밝혔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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